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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정희 대표 사퇴하고 진상도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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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정희 대표 사퇴하고 진상도 밝혀야

입력
2012.03.2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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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철부지 소녀인가. 서울 관악을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부정한 행위를 하고도 이해할 수 없는 해명과 처신을 하고 있으니 어이없는 일이다. 그가 한 정당의 대표로서 '진보세력의 차세대 리더'라는 세평에 걸맞게 행동하려 한다면 진솔한 사과와 함께 후보를 사퇴하는 게 옳다. 그게 자신의 장래를 위해서도 좋고, 통합진보당과 야권 연대를 위해서도 현명한 선택이다.

이 대표 진영이 행한 부정 행위는 두 가지 점에서 아주 심각하다. 우선 일정 연령대의 여론조사가 끝나면 곧바로 "나이를 속여서 여론조사에 답하라"고 당원들에게 문자를 보낸 사실은 도덕적 비난만이 아닌 선거법 위반에 해당될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여론조사 내용이 어떻게 실시간으로 이 대표 진영에 전달됐느냐 하는 점이다. 이 의혹은 야권 단일후보 경선이 치러진 다른 지역에서도 제기되고 있어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만에 하나 여론조사 기관이 특정 후보나 정당과 결탁해 정보를 제공하고 샘플을 조작했다면, 후보 사퇴 정도로는 안 되고 철저하게 법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안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이 대표는 "재경선을 원한다면 수용하겠다" "문자를 200명 정도에게 보냈는데 별개 아니지 않느냐"는 식으로 답했다. 선거구민 몇 사람한테 밥을 사다가 구속되고, 학력을 부풀렸다가 낙마하는 세상에서 경선 조작 시도, 여론조사 기관과의 담합 의혹까지 제기되는 일을 해놓고 선심을 쓰는 것처럼 '재경선 수용'을 운운하다니, 제 정신인지 묻고 싶다. 마치 선거법 위반자가 보궐선거를 수용하겠다는 망발에 다름 아니다. 더 황당한 것은 "우리 지역만 그런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언급이다. 이 말대로라면 통합진보당이 조직적으로 조작 행위를 했다는 것인데, 자신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당 전체를 곤경에 몰아넣는 매우 위험한 발언이다.

이 대표나 통합진보당은 자신들에 대한 가혹한 비판을 경쟁자를 도우려는 민주당의 전략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진보세력의 명운과 야권연대의 선거 승패와 맞물린 결정적 고비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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