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은 올 들어 소비와 생산에서 모두 체감경기가 악화됐고, 앞으로도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20일 올 1월 서울 지역 산업생산이 감소하고 내수는 정체된 반면 고용은 하락했다고 밝혔다. 1분기 소비심리는 위축되고 앞으로 경기는 더 나빠질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의 물가상승 압력은 지속되고 경제 성장률은 둔화되면서, 당장 소비심리 개선과 경기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연구원이 서울시 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월 자본재 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20.9% 늘었으나 소비재와 중간재 생산은 각각 11.7%, 16.2% 하락해 전체적으로 서울의 산업생산지수는 전년 1월보다 7.3% 떨어졌다. 서울의 산업생산은 2011년 7월 18.4%로 대폭 하락한 것을 비롯, 2011년 4월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 내수 경기도 꽁꽁 얼었다. 서울의 내수 경기를 대표하는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1월 전년동월 대비 0.9% 성장하는데 그쳤다. 이마트는 신규 점포를 제외한 기존 점포의 경우 1~2월 전년동월 대비 1.4% 성장했다. 연구원은 "서울의 내수 성장은 지난해 6월 이후 평균 2%대에서 횡보했으며, 앞으로 정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산업생산 하락과 내수 정체는 고용 하락으로 나타났다. 올 1월 서울의 청년층 취업자수는 대기업 채용시즌과 맞물려 0.7% 증가했으나, 취업자수 증가율은 2010년 8월 3.6%에서 꾸준히 떨어졌다.
이런 상황은 서울 시민의 체감경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서울 시민의 소비심리를 조사한 소비자태도지수는 1분기 82.7로 전분기를 기준(100)으로 했을 때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소비심리가 더 위축됐다는 뜻이고, 100보다 크면 소비심리가 개선됐다는 뜻이다. 이 지수는 최근 5분기 내내 악화했다.
앞으로 경기전망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현재를 기준(100)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인지, 나빠질 것인지를 조사한 미래경기판단지수도 87.5로 경기악화를 점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경기판단지수도 최근 4분기 연속 100보다 낮았다.
기업의 실적이 전분기를 기준(100)으로 좋아졌다고 보는지, 나빠졌다고 보는지를 조사한 기업 업황실적지수 역시 악화 체감을 나타내는 78.1을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 업황지수는 74.5로 실적을 더 나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동대문에서 인쇄업체를 20년째 운영하고 있는 강모(56)씨는 "인쇄업종은 내수와 밀접해 내수가 나쁘면 필수재가 아닌 책에 대한 수요도 줄어 업황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전반적인 경기침체"라고 하소연했다.
박희석 연구원은 "서울의 경기 사이클이 짧아져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 힘들어졌고 내수가 뒷받침해주지 못해 서울 지역 산업의 성장 추진력이 약하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불투명하고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돼 소비심리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경영 환경 또한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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