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수감 중인 김경준씨가 지난 대선 직전인 2007년 9월 미국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이 6억달러(6,75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고 재미 언론인 안치용씨가 20일 주장했다.
안씨는 이날 출간한 책 <시크릿 오브 코리아> (타커스 발행)에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이 대통령을 대리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지방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과정에서 피고인 김경준씨가 이같이 밝혔으며 이는 이 대통령이 공직자 재산신고를 통해 공개한 380여억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다고 주장했다. 시크릿>
책에 따르면 김씨는 재판부에 제출한 17쪽짜리 서류 중 2쪽에 걸쳐 이 대통령이 사기, 뇌물, 돈세탁, 착취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재산을 모았고 이 재산은 형제와 처남 그리고 여러 법인을 통해 은닉됐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이 대통령과 함께 사업을 하는 동안 이 대통령이 형과 처남의 도장을 가지고 다니면서 공문서에 날인하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며 이들의 소유인 다스, 공동 소유였던 도곡동 땅이 이 대통령의 재산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미국 법원에 제출된 증거라며 김백준 전 비서관이 이 대통령을 대리해 2002년 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씨에게 다스 투자금 반환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하며 보낸 팩스를 공개, 'MB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2월 스위스 은행의 김경준씨 계좌에서 다스로 140억원이 이체된 것은 김씨가 미국 법원 동결재산을 빼돌린 것이 아니라 미국 법원이 해당 계좌를 풀어주고 다스가 김씨를 스위스 검찰에 고소해서 돌려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씨는 또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이 대통령의 사위가 된 뒤인 2004년 하와이에서 고급 콘도를 구입하는 등 18세 때부터 수 차례 하와이 부동산을 불법 매입했다고 주장했다. 또 조 사장의 부친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도 미국에서 주가조작 사건으로 피소돼 법원의 허가를 얻은 원고들에게 두 차례 심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원 자료와 등기 서류 등을 통해 한국의 권력형 비리를 추적해 온 안씨는 이외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자금 100만 달러 환치기 의혹을 취재한 뒷이야기,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가족은 물론 과거 정권 2인자 노릇을 했던 김형욱 이후락 차지철 등의 미국 부동산 불법 매입 의혹, 마약 운반책이던 리제트 리가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의 손녀라고 법정에서 증언한 내용 등도 책에 공개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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