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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17년 만에 배당… '脫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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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17년 만에 배당… '脫잡스'

입력
2012.03.1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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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17년 만에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하고 자사주도 매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타계한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다면 불가능한 일이 이루어진 셈이어서, 본격적인 '탈(脫) 잡스'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애플은 19일(현지 시간) 내부 전화 회의를 앞두고 주당 2.65달러의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또 100억 달러(약 11조2,300억원)의 자사주도 사들이기로 했다. 현금 배당은 7월부터 실시하고, 자사주 매입은 올 10월부터 3년에 걸쳐 실시할 예정이다.

피터 오펜하이머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3년 동안 4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며 "연구개발, 인수합병, 신규 소매점 개점, 전략적 선행 투자 등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이번에 현금 배당을 하지만 전략적 차원의 현금 보유 방침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로 433억 달러의 영업 이익을 거뒀고, 쌓아놓은 현금성 자산만 976억 달러에 이르는 만큼 주주들로부터 끊임 없는 배당 요구에 시달렸다. 미 증권가에서는 애플이 올 들어서도 1분기에 160억 달러 규모의 현금 자산이 늘었고, '뉴아이패드' 등을 출시해 올해 750억 달러의 추가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의 현금 배당은 1995년 주당 12센트를 배당한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스티브 잡스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95년 배당도 스티브 잡스가 쫓겨나 애플에 없을 때 이뤄진 일이다.

하지만 잡스 타계 후 애플의 지휘권을 잡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잡스와 달리 주주들의 요구 등을 고려하는 현실적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실제 그는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약 980억달러의 현금은 회사 경영에 필요한 액수를 넘어선다"며 배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증권가에서는 애플이 이번에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하면서 애플이 HP 시스코 IBM 등을 제치고 미 증시에서 최고 배당주로 떠올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 봤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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