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대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하던 변희수(여ㆍ27)씨는 유학 당시 우연히 백화점에서 들렀다가 인생의 진로를 바꾸게 됐다. 세계 각국의 패션 브랜드 매장들이 즐비해 있었지만 한국 브랜드는 찾기 힘들었던 것. "왜 한국 패션에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없을 까"하는 의문이 들었고, 곧이어 정치학도의 길을 포기하고 패션 마케팅 공부를 시작했다. 결국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기업인 제일모직에 입사하게 됐다.
최근 경기 의왕에 자리한 제일모직 본사에서는 신규 공채 52기 신입사원의 입사식이 열렸다. 5주간의 교육을 마친 신입사원들은 부모님 앞에서 입사식을 가졌는데, 특이한 이력의 새내기들이 눈길을 끌었다. 33세의 늦깎이 신입사원 방승엽씨도 그 중의 하나. 입사식 내내 유독 눈시울을 붉혔던 그는 대학에서 고분자섬유신소재학을 전공한 뒤 군 전역 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허리를 다쳐 수년 간 투병생활을 하느라 남들보다 입사가 늦었다. 또 'SBA패션센터 글로벌패션 경연 대상', '한국복식학회 차세대 패션 크리에이터 경연 대상', '한국의류학회 패션상품 기획 경연 우승' 등 경력 디자이너 못지 않은 수상 경력을 지닌 한뉴만(29)씨도 신입사원에 포함됐다.
한씨는 "언젠가 정구호 전무의 'KUHO'나 정욱준 상무의 'JUUN.J'처럼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만들어 제일모직과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의 뒤를 잇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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