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1승이 아니다. 플레이오프 내내 끌려갈 뻔했던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원주 동부가 강동희 감독의 '변칙 카드'를 앞세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부와 울산 모비스의 2011~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PO(5전 3선승제) 2차전이 열린 19일 원주 치악체육관. 강 감독은 경기에 앞서 "변칙 수비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 김주성이 함지훈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자 외국인 센터 로드 벤슨에게 수비를 맡긴 것이다.
강 감독은 "테런스 레더에게 30점을 줘도 상관없다. 그러나 함지훈에게는 득점을 줘서는 안 된다"며 "함지훈은 수비가 몰렸을 때 패스 능력도 뛰어나다.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카드가 실패하면 나머지 경기도 장담할 수 없다. 3차전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함지훈은 8점4리바운드로 꽁꽁 묶였다. 4쿼터 5분37초를 남기고 윤호영이 5반칙으로 퇴장, 벤슨에서 김주성으로 수비가 바뀌자 그제서야 4점을 몰아쳤다. 수비에서는 7개의 가로채기로 큰 몫을 했지만 승부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동부가 모비스를 66-59로 꺾고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동부는 1쿼터부터 모비스를 거세게 몰아쳤다. 벤슨(25점 16리바운드)과 이광재(10점 3리바운드)가 착실히 득점을 쌓았고 5개의 범실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2쿼터 역시 8분43초를 남기고 벤슨, 김주성(12점), 윤호영(5점)이 잇달아 골밑을 공략, 31-26으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모비스가 레더(32점 10리바운드)의 골밑 공격으로 거세게 추격했지만 벤슨은 7분27초를 남기고 덩크슛을 꽂아 넣었다. 이광재 역시 회심의 3점슛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강동희 감독은 경기 후 "벤슨이 함지훈을 잘 막았다. 다만 점수를 벌릴 수 있는 상황에서 실책이 많이 나와 아쉽다"고 말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예상했던 변칙 수비다. 상대가 패를 일찍 보여줘 성과를 얻은 경기"라며 3차전에서는 함지훈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3차전은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다.
원주=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