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안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문제점을 뚜렷이 언급한 후, 해결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보였고, 그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여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형식은 논술에 있어서 매우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구조라는 점에서 칭찬하고 싶다. 그리고 자신이 제기한 문제점을 잊지 않고, 언급했던 문제점들에 정확히 대칭되는 대안들을 제시하려 함으로써 형식상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였다는 점이 또 다른 장점이다. 대안 제시에 있어서도 의식의 측면과 제도의 측면을 동시에 고려한 점, 의식의 측면도 개인이 수행해야 할 부분과 학교 당국이 수행해야 할 부분을 나누어 각각 논한 점 등이 훌륭하다. 내용의 깊이나 문제는 또 다른 기준으로 평가한다 하더라도, 일단 이러한 형식은 분석적 사고, 글의 계획성 등을 보이게 되므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강점이 된다.
내용을 보면 이 글은 집단 따돌림 현상과, 그것이 확산되고 당연시되어 가는 현실을 문제로 제기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따돌림의 경험은 피해자의 긴 앞날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해결과 방지가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다만 이 내용은 첫 단락 뒷부분에 연결하여 서론에서 언급하는 것이 흐름상 더 좋다. 지금 위치의 경우, 바로 앞에서는 원인을 서술하고 있었는데, 그 이후에 당위성이 제시되는 것은 순서상 어색하다.
그리고 해결을 위하여 그 원인을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인한 인성교육의 결여와 이기주의의 팽배'로 진단하였고, 따라서 그 대안을 '개개인의 인성 함양 및 학교의 인성교육 강화, 가해 학생의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처벌제도 마련' 등으로 제시하였다. 전체적으로 개연성이 있는 논거이며, 교과 과정에서 배운 개념들을 적절하고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 글에서 잘못 사용되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개념이 하나 있다. 바로 '개인주의'의 개념인데(이것은 3학년 과정의 개념이라 아직 배우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다르다. 본연의 좋은 의미인 개인주의가 타락한 형태가 이기주의이다. '개인주의'란 '모든 개개인의 가치와 권리를 천부인권으로 동등하게 여기는 이데올로기'로, '집단주의'에 대칭되는 개념이다. 따라서 개인주의는 다원성과 관용의 정신, 평등사상,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기반이 된다. 이에 반해 이기주의는 모든 개개인이 아닌 '자기의 권리만을 중시하는 풍조'이다. 상이한 이 두 개념을 같은 개념으로 상정한 채 대안에서 다원성과 관용을 제시하면 논리적 오류가 될 수 있으므로 고쳐야 한다(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윤리와 사상 과목 1단원 '사회사상의 다양성' 부분, 4단원 '한국 사회에 영향을 미친 외래 윤리사상' 부분을 참고할 것).
이외에 하나 더 조언할 것이 있다. 문제제기에서 집단 따돌림, 그것을 당연시하는 풍조를 구별하여 제기하는 편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집단 따돌림의 원인과 배경에는 다원성을 인정하지 않는 획일주의 및 집단주의적 사고방식이 깔려있다. 하지만 집단 따돌림을 보고도 당연시하는 무관심 속에는 이기주의적인 사고방식이 깔려있다. 엄밀히 말하면 적용되는 두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 제기에 있어서도 집단 따돌림과 그것을 당연시하는 태도를 별도로 제기하여 각각 논하였다면, 앞서 전체적으로 칭찬했던 '분석적인 사고'가 훨씬 더 부각되었을 것이다.
*첨삭지도와 기고를 희망하는 중고생은 약 2,000자 분량의 원고를 nie@hk.co.kr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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