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집단따돌림'이란 단어를 듣는 일이 너무나도 익숙해졌다. 따돌림 당하는 종류에 따라 왕따, 은따(은근한 따돌림), 전따(전교적인 따돌림) 등 피해자를 칭하는 용어도 가지각색이다. 따돌림의 괴로움과 외로움을 이기지 못한 학생들의 자살 사건이 뉴스에서 보도되면서 불거진 집단따돌림에 대한 문제는 사태가 이렇게 되기까지 이렇다 할 예방책 하나 나오지 못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갖게 한다.
나날이 증가하는 집단따돌림 그 자체 또한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집단따돌림이 점점 더 일상화되고 당연시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 조사결과에서 학급당 1~2명 정도가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56%였고,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아이가 한 반에 3~4명이라는 경우도 무려 21.1%를 차지했다. 더 큰 문제는 전체 학생의 76.5%가 자기 주위에 따돌림 당하는 아이가 있어도 선생님께 말씀드리지 않는다고 하였고, 35.8%의 학생, 특히 중학교 여학생의 경우 50.8%가 따돌림 당하는 아이를 친구로 사귀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는 점이다.
이처럼 사회에서 점점 희박해져가는 공동체 의식과, 나날이 증가하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팽배는 경쟁을 부추기는 경쟁구도의 사회 때문이라 이야기하고 싶다. 현재의 학교에서 학생들은 친구들, 선후배, 그리고 선생님들과 함께 사랑과 우정을 쌓으며 바른 인성을 함양하는 것이 아니라 입시라는 들어가기 힘든 조그마한 구멍을 먼저 뚫고 나가기 위해 친구를 견제하고 서로를 경쟁자로 여기며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인성교육이 결여된, 단순히 대학을 목표로 한 입시위주의 교육은 학생들을 더욱 더 이기적이고 개인적으로 만들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학창시절의 집단따돌림의 경험은 학창시절의 문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 겪었던 왕따의 기억으로 어른이 되어서도 사회 부적응 문제, 불신과 무관심 문제로 이어진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므로 조속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개인은 자신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적인 모습을 버리고 다원화되는 사회에서 자신과는 다른 아이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관용의 자세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자세를 길러야 한다.
또한 학교에는 점점 사라져가는 도덕심과 공동체 의식의 확립을 위해, 그리고 배려의 뜻을 담은 추기급인(推己及人)의 정신을 함양하여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벗어나기 위해 윤리교육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근본적으로는 입시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적성에 맞는 특기교육, 지식의 주입이 아닌 지식의 이해를 바탕으로 학생 개개인의 창의적인 생각과 능력을 계발할 수 있는 교육을 통해 지금의 획일적인 대학진학 풍조가 아닌 학생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주어 올바른 인성을 함양시키기 위한 교육을 해줄 것을 요구한다.
추가로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의 수와 따돌림 방법의 잔인함이 날로 증가하는 현 상황에 비해 가해자에 대한 학교나 국가법의 처벌은 매우 미약하다. 이러한 상황을 미루어 보아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청소년들의 비도덕적이고 위법적인 행위에 대한 처벌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정부는 거창하게 이상적인 학교를 생각하며 제도를 정비할 것이 아니라 집단따돌림을 직접 경험하고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학생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제도를 만들어 주기를 요구한다.
예로부터 학창시절 속에 항상 존재해왔던 집단 따돌림의 문제가 현재의 관심으로 인해 단기간에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모두의 노력이 있다면 그 문제는 금방 사그라지고 모두가 즐겁게 웃으며 학교 다닐 수 있는 날이 올 것임을 기대한다. 어른들의 도움 필요한 것은 사실이고 중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어른들의 도움을 기다리고 기대만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 개개인이 자존감을 확립하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도하려 하는 마음과 의욕을 가진다면 그것은 벌써 그 자체로 큰 변화임에 틀림없다.
안산동산고 3학년 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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