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단백질 합성을 조절하는 ‘감독관 효소’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찾았다.
김성훈 서울대 분자의학 및 바이오제약학과 교수와 류성호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가 참여한 공동 연구진은 “단백질을 만드는 일꾼인 단백질합성효소(LRSㆍLeucyl-tRNA synthetase)가 단백질 합성을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도 한다”고 19일 발표했다. 단백질은 우리 몸에 있는 아미노산 20개 중 여러 개가 결합해 만들어지는 물질로, 근육형성과 면역반응, 생식활동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연구진은 세포실험을 통해 LRS가 류신이란 아미노산과 결합하면 중간 단백질(mTOR)을 활성화해 근육단백질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LRS가 류신과 많이 결합할수록 근육단백질 양도 늘었다. 반면 LRS 발현을 억제하거나 LRS가 류신과 결합하는 것을 막았을 때는 류신이 세포 안에 많이 있어도 근육단백질이 생기지 않았다. LRS가 근육단백질을 합성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류신을 많이 섭취하면 근육량이 는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졌지만,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밝힌 것은 처음이다.
연구진은 특히 LRS가 mTOR을 활성화하는, 둘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mTOR은 근육단백질 합성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원래 이 단백질은 암세포의 세포분열과 성장을 돕는 걸로 알려졌다. mTOR은 또 세포의 포도당 흡수를 방해한다.
김 교수는 “LRS를 조절해 mTOR이 활성화하는 것을 막으면 암 당뇨병 치료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며 “LRS가 새로운 신약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5일 과학학술지 ‘셀’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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