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17~18일 야권 후보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가운데 양측 모두 당 조직은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동원해 총력전을 펼쳤다. 일부 지역에선 후보사퇴, 경선 불복, 경선 일정 변경 등 불협화음도 터져 나왔다.
양당 모두에게서 '질 수 없다'는 결기가 느껴졌다. 민주당으로선 새누리당에 맞설 대표선수로서의 입지를 이번 경선을 통해 다져놓아야 한다. 통합진보당은 숙원인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해선 이번 경선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둬야 한다. 이번 경선 결과는 4ㆍ11총선은 물론 연말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본선에 못지 않게 단일화 경선이 후끈 달아오른 이유다.
그러다 보니 양당 간 신경전은 그야말로 치열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18일"통합진보당 후보들이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김두관 경남지사 등 민주당 소속 단체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거나 심지어는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홍보전에 활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통합진보당측은 "민주당이 조직 총동원령을 내렸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여론조사 경선의 의의를 퇴색시키는 구태"라고 쏘아붙였다.
양당의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당초 76곳으로 예정됐던 여론조사 경선은 64곳에서만 실시됐다.
경선지역 선정을 두고 중앙당과 시ㆍ도당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거나 후보들이 경선 자체를 거부하는 등 예기치 못한 '사고'가 잇따라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경기 안산 단원을에선 민주당이 경선에 나갈 후보를 확정하지 못해 경선이 연기 됐고, 서울 노원을 등 3곳에선 통합진보당 후보들이 아예 경선을 거부했다. 이미 경선이 치러진 경북 포항 북구에선 패배한 민주당 후보가 불복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민주당 김기식 전략기획위원장은 "야권연대의 필요성과 절박함에 모두 동의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추가 경선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우위영 대변인도 "총선 후보 등록 전에는 반드시 단일화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양당은 민주당 김희철 의원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맞붙은 서울 관악을의 경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 대표가 야권연대 합의를 이끌어낸 당사자인 만큼 그의 당락 여부가 향후 야권연대의 순항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김 의원측 선거사무실 인근에서 '관악의 지역발전 종북좌파에 맡길 수 없다'는 현수막이 발견된 뒤 양측간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자칫 경선 결과에 따라 양당이 심각한 갈등을 빚을 개연성도 적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도 "이 대표가 패할 경우 야권연대의 향배 자체가 안개 속에 갇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당은 경선 결과를 19일 오전에 발표한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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