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비박(非朴) 진영 대선주자들이 최근 연쇄 회동을 갖고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주목된다.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정운찬 전 총리는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 이재오 의원을 잇따라 접촉해 정치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정 전 총리는 김문수 경기지사와도 조만간 회동한다.
여권 관계자는 "정 전 총리가 14일 이 의원을 만난 데 이어 16일 정 전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며 "김문수 지사도 이르면 금주 내에 정 전 총리를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 정치 플랜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알지만 최근 정치 현실과 국가 미래 등에 대해 함께 고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 전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유학하던 시절 교수로 재직하던) 정 전 총리와 알고 지낸 지 30여년 됐다"며 "정 전 총리가 총리 재임 시 마음 고생을 많이 한 이야기를 했고, 나도 당내의 답답한 부분을 말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부에선 비박 진영의 네 사람이 총선 이후 '박근혜 대세론'에 제동을 걸기 위해 연대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정 전 대표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4ㆍ11총선 공천 결과에 대해 "친박 감싸기로 변질됐다"며 "당을 사유화하고 있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결과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 전 대표는 '무한 책임'의 의미와 관련, "비상대책위 해체로 책임이 사라지겠느냐"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총선 패배시 박 위원장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 불참을 요구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대표는 또 "최근 공천 과정은 총선이야 어떻게 되든 대선후보 경선을 위해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것이며 자신에게 유리하면 원칙을 들먹이고 불리하면 침묵하는 것은 위선이고 거짓"이라고 박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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