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전쟁 발발 시점은 지난해 4월.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자사의 디자인 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한 게 발단이었다. 세기의 대결이었던 만큼, 지난 1년 가까이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고,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 전쟁의 한 복판에 뛰어들어 양 측간 전황을 가장 먼저 정확하게 분석해 전달한 인물이 있다.
바로 독일의 지적재산권 전문가 플로리안 뮬러(41ㆍ사진)씨다. 현재 특허 전문 블로그인 '포스 페이턴츠'(http://fosspatents.blogspot.com)를 운영하며 IT 업계의 특허 관련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페이턴츠에 올리는 삼성ㆍ애플 소송전을 비롯한 특허 칼럼들은 미국의 포천 등 전세계 유력 언론에서 자주 인용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해외 언론들이 최근"애플에 고용된 한국계 미국 변호사들이 미국제무역위원회(ITC)에 영업비밀을 유출하지 않겠다는 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삼성전자와의 소송이 중요한 만큼, (애플도) 사활을 걸고 있다"고 보도한 기사도 뮬러의 블로그에서 비롯됐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패드 디자인이 독창적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법정 증거 자료로 내놓은 1968년 영화 도 그가 가장 먼저 입수해 자신의 블로그에 분석과 게재함으로써 전세계 언론에 알려졌다.
뮬러는 학창시절부터 IT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미 16세 때, 당시 독일 현지에선 최연소로 PC 관련 도서를 출판하기도 했다. 파워 블로그로 이름을 알린 그는 2000년대 중반부터 특허문제까지 관심영역을 넓혔다. 그는 소프트웨어 특허를 주장하지 말자는 '노소프트웨어페이턴트' 운동을 주도, 2005년 이코노미스트로부터 그 해 '유러피언 캠페이너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또 지적재산권 전문 온라인 잡지인 MIP가 뽑은 '지적 재산권 관련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에 2차례나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언어에도 다재다능하다. 모국어인 독일어는 물론이고 영어, 라틴어, 스페인어까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덕분에 현재 세계 9개국에서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과 관련해 정보 입수 및 분석, 전달이 누구보다도 빨랐다. 그는 "현재 세계 IT업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무선통신 등 3개의 산업이 하나로 합쳐지고 있다"며 "특히 시장점유율과 매출 확대를 위한 전쟁터로 바뀐 특허 문제는 이전 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복잡한 소송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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