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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자력으로 이란 공습 어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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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자력으로 이란 공습 어림없다"

입력
2012.03.1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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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언제든 자력으로 이란을 공습할 수 있다고 큰소리쳤지만, 중동전쟁에서 4전 전승을 거둔 이스라엘에게도 이란은 일대일로 맞붙기 버거운 상대다. 다른 나라라면 몰라도 이란만은 미국 도움 없이 이스라엘 혼자 전쟁을 치르기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CNN은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혼자서 이란 핵시설 공습에 나설 수 없는 이유를 분석했다.

일단 이란은 너무 멀다. 과거 이스라엘이 상대했던 시리아, 이집트는 국경을 맞댄 나라지만 이란을 치려면 요르단, 이라크의 영공을 넘어야 한다. 결국 작전은 공군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예루살렘에서 테헤란까지 직선거리가 1,560㎞다. 살아 돌아오려면 최소 3,100㎞ 이상을 비행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서 보급 문제가 발생한다.

이란 작전에 투입될 이스라엘 공군의 주력은 F-15I 1개 전대(25기)와 F-16I 4개 전대(100기)다. 항속거리 4,450㎞인 F-15E를 기반으로 한 F-15I는 그럭저럭 왕복이 가능하지만, 이동가능거리가 1,300㎞를 조금 넘는 F-16I는 필수적으로 공중급유기를 동반해야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 공중급유기 중 한 기종인 KC-103H는 속도가 너무 느려, 이란이 눈치채기 전 공습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용할 수 없다.

이웃 국가가 영공 통과를 허용할지도 미지수다. 요르단이 요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고, 공중 급유가 이뤄져야 할 이라크도 영공 침범을 묵과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런 외교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스라엘 공군기는 홍해를 통해 아라비아 반도를 우회해서 이란으로 가야 한다.

공중급유를 받아가며 방공망을 피해 목표까지 가도 문제가 발생한다. 이스파한 우라늄 가공시설이나 아라크 핵시설은 외부로 노출돼 있지만 나탄즈 우라늄 농축 공장은 지하에 두꺼운 콘크리트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포르도 농축시설 방어는 나탄즈보다 더 단단하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보유한 5,000파운드짜리 벙커버스터(지하시설 공습용 폭탄)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미군이 보유한 3만파운드 벙커버스터가 필요한데 이스라엘이 이 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또 있다. 이스라엘은 4개 주요 핵시설(이스파한 아라크 나탄즈 포르도) 외에도 핵개발이 의심되는 지역 여러 군데를 함께 타격해야 한다. 보복공격을 무력화시키려면 타브리즈와 이맘 알리의 미사일 기지를 공격해야 한다. 미국의 F-14와 러시아의 미그-29를 함께 보유한 이란 공군에 대응하려면 최소 100기 이상의 공군기를 투입해야 한다. 결국 기습이어야 함에도 동시공격 목표가 10곳을 넘어가는 대규모 군사작전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부르셰르 원자로를 폭격해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면 국제사회의 비난을 고스란히 뒤집어 써야 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이스라엘이 미국의 외교ㆍ군사적 지원 없이 혼자 공격을 개시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란에서 전쟁이 일어날지를 전망하려면 네타냐후 총리의 입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심중을 읽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그래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이란 국회의장 알리 라리자니는 17일 "이스라엘이 감히 이란을 공격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공격은 않고 짖기만 하는 개와 같다"고 비아냥거렸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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