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관중 달성 목표를 가로막는 악재는 없었다. 경기 조작 파문도 야구의 뜨거운 열기를 막지는 못했다. 17일부터 시작된 프로야구 시범경기 2연전(7경기)에 10만 명이 넘는 구름 관중이 몰렸다.
올 시즌 700만 관중이 목표인 국내 프로야구가 시범경기부터 '관중 대박'을 터뜨렸다. 청주 구장은 시범경기 사상 처음으로 만원 관중을 기록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8일 한화와 넥센의 시범경기가 열린 청주구장은 경기 시작 1시간13분 만인 오후 2시13분에 만원(7,500석)을 기록했다. 전날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던 청주의 야구 팬들은 이날 경기 시작 3시간 전인 오전 10시부터 야구장을 찾았다. 비공식이지만 2009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시범경기 관중을 집계한 이후 만원 관중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성일 한화 홍보팀장은 "청주 경기는 전에도 많은 관중이 찾아 주었는데, 시범경기임에도 이렇게 많은 관중이 찾아 올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류현진, 박찬호, 김태균 등 인기 스타들이 많고 우리 팀에 거는 기대가 커서 관중이 찾아 온 것 같다"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LG와 삼성이 맞대결을 펼친 잠실구장에도 이틀 연속 1만8,000명이 몰렸다. 중앙석과 외야석을 개방하지 않은 관계로 일부 관중들은 서서 경기를 관전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치어리더는 없었지만 막대 풍선을 들고 '이승엽 홈런~', '박용택 홈런~' 등을 연호하며 정규 시즌을 방불케 하는 응원전까지 펼쳤다.
공병곤 LG 홍보팀장은 "작년 시범 경기 개막전(KIA전)에도 1만8,000명이 꽉 들어찼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이틀 연속 1만8,000명이 들어선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SK와 KIA가 격돌한 문학구장도 야구 팬들로 가득 찼다. 전날 1만5,000명이 찾았던 문학구장은 이날 1만7,500명이 들어왔다. SK는 이례적으로 응원단장까지 투입하며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이만수 SK 감독은 "깜짝 놀랐다. 선수들이 시범경기에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많은 팬들이 찾아왔다"고 기뻐했다. 선동열 KIA 감독도 "시범경기 같지 않았다. 경기조작 사건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올해도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와 두산이 승부를 벌인 '야구의 도시' 부산도 이틀 동안 2만5,351명이 사직구장을 찾아와 야구의 재미를 만끽했다.
한편 한화는 3점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 올린 김태균의 활약에 힘입어 넥센을 6-0으로 제압했다. KIA는 2안타 1타점을 뽑아낸 베테랑 이종범을 앞세워 SK에 4-2로 승리,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두산은 선발 임태훈을 시작으로 서동환-노경은-고창성-프록터가 무실점으로 이어 던지며 롯데를 4-0으로 따돌렸고, LG는 장단 10안타를 몰아치며 삼성을 7-3으로 눌렀다.
인천=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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