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절에 가면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 말고도 산신각 칠성각 독성각을 볼 수 있다. 산신도 칠성도 독성도를 각각 모신 작은 전각인데, 한데 봉안하면 삼성각이라 부른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서화관 불교회화실이 삼성각 그림들로 전시물을 싹 바꾸었다. '복을 비는 마음_삼성각의 불화'라는 이름으로 지난 주부터 16점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각은 불교가 민간신앙을 받아들여 토착화한 대표적인 예다. 북극성을 상징하는 치성광여래와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칠성여래 등을 그린 칠성도에는 하늘의 별에 무병장수와 복을 비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호랑이를 거느린 산신이 주인공인 산신도는 산의 영험함을 귀하게 받드는 데서 나왔다. 독성도는 깨달음을 얻고도 세간에 머물며 놀라운 신통력으로 중생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불교 성자 나반존자를 그린 것이니 이 또한 기복의 대상이다.
전시실 첫머리에 걸린 그림은 복숭아와 석류 등 상서로운 과일 무늬로 가장자리를 화사하게 장식한 칠성도(1873)다. 화면 중심에는 북극성을 상징하는 불교 존격인 치성광여래와 그에 상응하는 도교의 자미대제가 있어 불교와 도교의 습합을 보여준다.
독성도는 5점이다. 그중에는 서른아홉 동갑내기 부부가 아들 낳기를 기원하며 시주한 것(1878년 작)도 있어 독성존자에게 간절히 기대던 옛사람들의 마음을 잘 읽을 수 있다.
산신도에 등장하는 신령스런 노인과 익살스런 표정의 호랑이는 척 보기만 해도 푸근하다.
전시는 8월 26일까지 한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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