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호텔신라의 정기 주주총회가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열렸다. 주총에서 마이크와 의사봉을 잡고 주총을 진행한 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사장이었다.
삼성가 오너 가운데 다수의 소액주주까지 대거 참석하는 상장사 주총의 사회를 직접 맡은 건 이부진 사장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이건희 회장의 3남매 가운데 가장 먼저 대표이사가 됐다.
이부진 사장은 작년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내년 주총은 직접 진행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호텔신라 경영의 최종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주주들에게 한 해 동안의 경영실적과 향후 계획을 직접 설명하겠다는 뜻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이 약속을 지킨 것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경영성과를 주주 앞에서 평가 받겠다는 책임경영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부진 사장은 주총에서 "올해는 '새로운 도전과 도약'을 위해 굳건한 의지를 갖고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명실상부한 명문 서비스에 걸맞은 최고의 경영실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이부진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첫 해인 지난해 호텔신라는 호텔부문의 꾸준한 성장 속에 인천공항면세점에 루이비통 매장을 열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주총에서 ▦면세유통사업부는 세계 시장을 겨냥해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호텔사업부는 독보적인 품질우위를 확보하면서 신규 성장동력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시장관계자는 "오너가 적극적인 사업확장 의지를 밝힌 만큼 호텔신라의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벌빵집'논란을 빚었던 호텔신라 자회사인 보나비는 이날 자체 주총을 열어 레스토랑 사업부문(탑클라우드)과 커피·베이커리 사업부문(보나비)을 분할키로 의결했다. 이는 사업철수방침을 정한 빵집 부문의 매각을 쉽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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