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에 비상이 걸렸다. 17~18일 치러질 통합진보당과의 야권 단일화 경선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영입인사들을 내보낸 전략공천지역 상당수가 불안한 상태여서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공산도 크다.
16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국 76곳에서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러질 통합경선을 앞두고 총선기획단은 최근 최고위원회에 "수도권 49곳 중 최소 8곳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보고했다. 또 부산ㆍ울산ㆍ경남(PK)의 상당수도 열세지역으로 분류했다.
한 핵심당직자는 "통합진보당에서 심상정(경기 고양 덕양갑) 공동대표, 노회찬(서울 노원병)ㆍ천호선(은평을) 대변인이 출마하는 곳과 PK지역 일부는 애초부터 쉽지 않을 거라 예상했지만 나머지 지역의 상황은 솔직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이들 3곳과 함께 경기 과천ㆍ의왕(송호창 변호사), 군포(이학영 전 YMCA 사무총장), 안산 단원갑(백혜련 전 검사), 광명을(이언주 변호사), 이천(김도식 전 경기경찰청장) 등을 위험지역으로 보고 있다. 맞상대하는 통합진보당 후보들 상당수가 지역에 뿌리내린 인사들이어서 영입인사들로선 버거운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앙당도 적극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한명숙 대표는 13일 경기 군포와 과천ㆍ의왕, 14일 부산ㆍ경남, 15일 경기 안산과 이천, 여주 등을 잇따라 찾았다. 한 고위 당직자는 "영입인사들이 패배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지도부의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그야말로 비상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통합진보당 역시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에 비해 정당 지지도가 낮은데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이 결집할 경우 우위로 판단되는 곳에서도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우위영 대변인은 "해볼 만한 지역이 없지는 않지만 이정희 공동대표가 출마한 서울 관악을은 물론 대부분 지역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김희철 의원과 통합진보당 이 대표가 접전중인 서울 관악을에선 '색깔론' 공방이 일었다. 김 의원 선거사무실 아래층 계단 벽에 걸린 '관악의 지역발전 종북세력에 맡길 수 없다'는 현수막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야권연대에 대한 신뢰를 파기한 것"이라며 발끈했지만, 김 의원은 "나를 음해하려고 누군가 꾸민 짓"이라고 반박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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