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개발에 대한 외교ㆍ군사적 해법 논의가 분분한 가운데 미국이 기뢰제거함을 두 배로 늘리는 등 페르시아만 지역의 전력 증강에 나섰다. 이란은 공격을 당할 경우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이어주는 석유 운송의 요충지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경고했다.
조너선 그리너트 미 해군 참모총장은 15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걸프(페르시아만) 지역에 기뢰제거함 4척과 기뢰추적 헬기를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라며 “이 지역의 기뢰제거함이 총 8척으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이 경우 미군이 보유한 14척의 어벤저급 기뢰제거함 중 절반 이상이 페르시아만지역에 집결하는 셈이다. 이 같은 조치는 이란의 기뢰 공격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이란은 약 2,000발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너트 참모총장은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유사시 충분한 대응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란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호르무즈해협 봉쇄 카드를 거론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보좌관 모함메드 자바드 라리자니는 15일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표현을 그대로 이용하자면 모든 가능성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방이 이란에게 더 많은 투명성을 요구한다면 우리는 서방에게 더 많은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리자니는 서방의 제재에 대해 “불공평한 수준을 넘어섰다”고 비난했다. 그는 “제재가 평화적 목적을 위한 핵개발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은가”라며 “절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제재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이사회은 15일 이란에 대한 스위프트(SWIFTㆍ세계 은행 간 금융통신협회)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스위프트는 벨기에에 본부를 둔 은행간 국제통신망으로 하루에 210개 국가 사이에서 이뤄지는 1,800만건의 송금, 대금지급 의뢰 등을 처리하고 있다. 스위프트를 이용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이란은 석유 수출 대금 결제, 해외 노동자 송금 등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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