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14일 아프가니스탄 방문길에 올랐다가 자살테러로 의심되는 공격을 받을 뻔 했다. 미국이 테러로 단정할 정황이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AFP통신은 "패네타 장관이 도착할 장소에서 대기하고 있던 해병대원들을 노린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사건은 패네타 장관 일행이 탑승한 항공기가 이날 오전 아프가니스탄 남부 헬만드의 바스티온 기지에 착륙할 때 일어났다. 신원 미상의 아프간인이 항공기가 도착할 무렵 기지를 지키는 연합군 병사에게서 픽업 트럭을 탈취해 계류장으로 돌진했다. 차량이 계류장 부근 배수구에 빠지는 바람에 장관 일행은 무사했다. AFP통신은 "운전자가 불 붙은 차량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몇 시간 후 숨졌다"고 보도했다.
조지 리틀 미 국방부 대변인은 사건 직후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차량돌진 사건이 패네타 장관을 노린 것으로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CNN방송도 차량에서 자살테러용 폭탄이나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운전자가 패네타 장관 일행 도착 시각에 맞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인들이 경비 중인 공군기지에 어떻게 침입했고 어떤 경로로 군 차량을 탈취했는지 등의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다. AFP통신은 "장관을 직접 노렸는지도 따져 봐야 하지만, 장관 도착시각에 경계가 허물어진 것만도 문제"라고 전했다.
한편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패네타 장관을 만나 "예정보다 1년 앞선 2013년 치안권을 인수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미군의 쿠란 소각 사건, 민간인 16명 총기 살해 사건 등으로 아프간 내 반미 감정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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