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방사가 동물보호입니까? 이미 인간에 의해 길들여진 동물을 엉뚱한 곳에 풀어놓는 게 바로 그게 동물 학대 아닌가요? 서울에 살던 한국 사람을 미국 슬럼가나 맨해튼에 갑자기 내팽개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3일자 14면 '박원순 시장 서울대공원 직접 방문 "돌고래, 구럼비 앞바다서 헤엄쳐야…"' 기사에 대한 아이디 'dosah'님의 댓글 의견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과천 서울대공원을 찾아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고향인 제주도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힌 이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dosah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우려와 걱정 만큼 서울시의 이번 돌고래 방사 계획이 아무런 대책 없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는 여러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방사가 가능한 돌고래를 선정했고, 외국의 다양한 사례도 참고해 장기적인 방사 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대공원에 있는 총 다섯 마리의 돌고래 중 이번 계획에 제돌이만 선정된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합니다. 서울대공원이 다섯 마리의 돌고래를 대상으로 야생화 교육 시 생존 가능성을 다각도로 관찰ㆍ검토한 결과 제돌이만 생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는 겁니다.
특히 제돌이는 바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서울시는 제주 바다에 야생 방사장을 먼저 설치해 약 1년 동안 훈련과 연구를 병행하며 제돌이가 자연 바다에 적응할 수 있는 기간을 충분히 준 뒤 2014년 6월쯤 방사한다는 계획입니다. 제돌이에게 위성항법장치(GPS)도 부착해 방사 이후 추적 연구도 계속한다고 하는군요.
물론 박 시장이 돌고래 방사를 발표하면서 "(제돌이가) 구럼비 앞바다에서 맘대로 헤엄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부분은 제주 해군기지 문제와 맞물려 정치적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고 봅니다. 또 돌고래 한 마리를 방사하기 위해 8억7,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 서울시장이 돌고래 방사 계획을 서울대공원에 직접 가서 발표했어야 했는지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부분은 앞으로 박 시장과 서울시의 행보를 점검하면서 꼼꼼히 따져보겠습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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