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멀쩡한 인터넷 사이트들을 유해 사이트로 자동 차단해 물의를 빚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S의 인터넷 접속소프트웨어인 '인터넷 익스플로러(IE)'버전 8과 버전 9에서 아무 이상 없는 인터넷 사이트를 유해 사이트로 차단, 이용자는 물론 사이트 개설자까지도 접속에 불편을 겪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IE 8과 9에 포함된 보안 기능인 '스마트스크린 필터'의 오류 때문이다. 스마트스크린 필터는 이용자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할 때 마다 검사를 통해 악성코드 감염 흔적이 있으면 자동 차단한다. 악성코드가 발견되면 해당 사이트 화면은 새빨갛게 바뀌며 '이 사이트는 안전하지 않다'는 경고 문구가 표시된다. 경고가 나타나면 접속자뿐 아니라 사이트 개설자도 바로 접속할 수 없다.
문제는 MS의 악성코드 탐지 기능이 정확하지 않다는 점. 악성코드가 없는데도 위험한 사이트로 판단해 네티즌들의 접속을 방해하고 개설자까지 쫓아낸다. 심지어 지난 1월 말에는 ▦다음의 카페와 블로그 ▦티스토리 블로그 ▦통합진보당 사이트 ▦해외 드롭박스 사이트 등을 통째로 유해사이트로 차단해 반나절 동안 이용자들이 접속을 하지 못했다. 다음 관계자는 "당시 확인 결과 스마트스크린 필터의 오류로 확인돼 MS의 시정을 요구했다"며 "MS에서는 어떠한 해명이나 사과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정상적 사이트들이 졸지에 악성코드 사이트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신뢰를 잃게 된다. 현재도 여러 블로그와 카페 등의 사이트들이 스마트스크린 필터의 잘못된 차단 조치로 불편을 겪고 있다.
차단되면 MS 고객센터에 메일을 보내 해제를 요청하는데 이마저도 원칙이 없다. 차단 조치 후 바로 해제된 사이트도 있고, 이틀 후 해제된 사이트가 있는 등 종잡을 수 없다.
이에 대해 MS는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 한다. 한국MS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서 관리하는 기능이고 고객센터도 미국에 있어 알 수 있는 게 전혀 없다"며 "오류에 대해서도 문의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보안업계는 명백한 MS 소프트웨어의 기능결함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MS가 보안전문 업체가 아니어서 기본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역으로 정말 위험한 사이트는 놓칠 수 있어 신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보안업체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 스마트스크린 필터를 IE의 기본 기능에서 제외하고 여러 보안업체들이 내놓는 다른 소프트웨어를 이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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