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젊은 연주자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정명훈씨의 지휘로 프랑스 교향악단과 함께 감동의 무대를 펼쳤다.
북한의 은하수 관현악단은 14일 오후(현지시간) 파리 개선문 인근 살 플레옐 공연장에서 단독 공연에 이어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합동 연주회를 가졌다. 이날 공연은 객석도 모자라 계단까지 꽉 채운 2,000여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2시간 30분 가량 진행됐으며, 프랑스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1부는 은하수 관현악단의 단독 공연, 2부는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지휘한 북한ㆍ프랑스 합동 공연으로 꾸며졌다. 특히 마지막 곡인 '아리랑'이 연주될 때는 무대와 객석에 감동의 물결이 넘쳤고, 연주가 끝난 뒤 수차례 커튼콜이 이어졌다.
정 감독은 "아리랑은 우리나라가 갈라지기 전부터 국민들이 제일 잘 알고 제일 사랑하는 노래여서 선곡했다"면서 "오늘 공연은 음악적으로 준비를 잘했고 인간적으로도 완벽했기 때문에 성공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라디오필하모닉 악장인 스베틀린 루세프는 "북한 단원들의 개인적인 기량이 아주 훌륭했고 배우려는 자세도 좋았으며 역사적인 순간에 음악으로 교감했다는 데 가치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60대 프랑스 여성 관객은 "수준 높은 북한 음악가들의 공연을 볼 수 있어 감동적이었고 새로운 음악을 경험하는 기회가 됐다"면서 "앞으로 남북이 음악으로 가까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장에는 윤영일 유네스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를 비롯한 북한 관계자 수십명이 눈에 띄었으며, 북한 여성들이 한복 차림으로 자리를 지켜 눈길을 끌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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