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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15일 발효/ 對 EU수출 8.5% 줄어… 무협 "관세혜택 품목은 수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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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15일 발효/ 對 EU수출 8.5% 줄어… 무협 "관세혜택 품목은 수출 증가"

입력
2012.03.1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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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미 FTA가 아직 가보지 않은 미래인 만큼, 그 효과도 당연히 추측의 영역에 머물 수밖에 없다. '엄청난 기회'라 반기는 쪽도, '재앙'이라 우려하는 쪽도 결국 근거는 "이럴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ㆍ유럽연합(EU) FTA 등 기존 FTA들이 보여준 성적표는 나름 객관적인 판단근거가 될 수 있다.

미국을 포함해 그간 우리나라가 FTA를 맺은 나라는 총 45개국. FTA의 주목적인 수출이나 무역흑자가 악화한 경우도 있지만, 적어도 관세인하 품목에서만큼은 꽤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작년 7월 1일 발효된 한ㆍEU FTA는 반대론자들의 주요 공격 대상이다. 발효 이후 수출이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7~11월 우리나라의 대(對)EU 수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5% 감소했다.

물론 내용을 뜯어보면 '무조건 손해'라는 판단은 성급해 보인다. EU 각국이 재정위기 여파로 이전부터 무관세였던 전기전자, 선박 등 우리 주력 수출품 수입을 30%나 줄였기 때문이다. 무협 측은 "관세인하 품목만 놓고 보면 오히려 수출이 14.8% 늘었고 EU의 작년 하반기 한국 투자도 상반기보다 50% 급증하는 등 FTA가 더 큰 충격의 방어막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작년 7~11월 EU의 전체 수입이 7.9% 증가한데다,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경쟁국인 중국(-2.4%)이나 일본(-0.4%)보다 훨씬 크게 줄어든 것은 재정위기만으론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칠레와의 FTA도 양면성을 띤다. 2004년 발효 이후 양국 교역량은 18억5,000만달러(2003년)에서 71억7,000만달러(2010년)로 3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수출은 462%, 수입은 218% 늘어 수출증가 효과도 컸다.

문제는 정작 중요한 무역수지는 89억달러나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대 칠레 수입품의 3분의2를 점하는 구리 값이 2004년 톤당 3,000달러에서 작년 9,000달러로 3배나 치솟았기 때문이지 FTA가 역효과를 낸 결과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외교통상부가 작년 10월 발표한 'FTA의 실증적 경제효과'에 따르면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ASEAN), 인도 등 5개 권역과의 2010년 기준 무역액은 1,539억달러, 무역흑자는 188억달러였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무역액과 무역흑자의 각각 17.3%와 39%로 적지 않은 비중이다. 이들 권역과의 FTA 발효 전과 비교해도 무역액은 60%, 흑자규모는 168%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FTA 성과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FTA는 우리보다 경쟁력이 낮은 나라와 하면 이익, 높은 나라와는 손해인 구조"라며 "칠레 구리광산 소유주가 대부분 미국계인 점, 우리보다 선진국인 EFTA와의 무역수지가 계속 적자인 점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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