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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먹는 하마' 양변기는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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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먹는 하마' 양변기는 진화 중

입력
2012.03.1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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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30대 물 부족 국가’. 하지만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178ℓ로 같은 물 부족 국가인 독일보다 3배나 많다. 수자원공사는 2016년에는 전국적으로 9억8,000만톤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력대란에 이어 급수대란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가장 눈총을 받는 건 양변기다. 전국에 약 3,000만대가 설치된 양변기는 우리나라 물 사용량의 25%를 차지할 만큼 ‘물 먹는 하마’로 지적되고 있다. 절수캠페인을 벌이고 심지어 양변기 안에 벽돌을 넣어도, 양변기의 물 소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신축 건축물의 경우 1회 물 사용량이 6ℓ이하인 절수형 양변기 시공이 의무화하기로 했다. 현재 양변기의 1회 평균 물 사용량은 9~11ℓ. 앞으로 관공서나 공공시설, 일반 건물 등으로 확대 적용될 경우 전체 물 사용량이 최소 1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사실 수세식 화장실)과 함께 등장한 양변기는 태생적으로 물 사용량이 많았다. 특히 국내에서는 국이나 찌개 등 수분 섭취가 많은 식습관 탓에 ‘투 피스’형 양변기가 주를 이뤘는데, 물탱크와 변기가 분리돼 물의 낙차를 이용하는 투피스형은 수세력은 강했지만 물 사용량이 1회당 무려 15ℓ에 달했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변기와 탱크가 하나로 연결된 ‘원피스’형과 대ㆍ소변 버튼을 따로 선택할 수 있는 제품 등이 잇따라 등장한 것. 원피스 형은 물의 낙차 대신 흡입력과 소용돌이 작용을 이용해 물 사용량을 10ℓ이하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힘이 약해 버튼을 2회 이상 누르게 되는 등 부작용도 많았다.

그러다 최근 1~2년 사이 절수형 양변기 기술은 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배설물 통로인 림관의 폭을 넓히고 보조 수조장치를 통해 수압을 끌어올리는 등의 기술이 도입됐다. 대림바스가 지난해 선보인 ‘스마트렛 700’ 제품이나 로얄앤컴퍼니가 올해 6월 출시할 차세대 모델의 경우 물 사용량이 국내 최저인 4.5~5ℓ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밖에 수량을 조절하거나 1회 세척 후 30초 이후에 다시 작동하는 등 물 낭비를 줄여주는 부가기능도 등장하고 있다.

고경범 대림바스 마케팅본부 부장은 “1회당 4.8ℓ로 물 사용량을 줄인 절수 양변기를 사용하면 가구당 연간 3만5,000원의 수도요금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양변기는 이제 대표적인 친환경 제품으로 변신 중”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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