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속한 사회인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하여 구성원 당사자의 시각으로 생각을 표현해 생생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글이다. 더구나 대증적인 문제해결 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을 모색하려는 문제 접근방식이 일단 훌륭하다. 사회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바람직한 방식은 눈에 직접 보이는 부분에서만 원인을 찾으려 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고려하는 총체적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내용상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처벌이 아니라 변화의 측면에 무게를 두었다. 학생 개인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사회의 구성 요소의 동시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글 서두에 스쿨 폴리스제나 가해학생 엄중 처벌 등 대증적 방법에 대한 비판에 비추어 볼 때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그리고 제시한 세 가지 주장이 모두 각 부분들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방법들이라는 점에서 논점일탈 없이 일관성을 가진다. 그리고 자기주장을 자신감 있게 제시한 점, 그러한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려 노력한 점, 형식적으로 그것들을 각 영역으로 범주화하여 정리한 점 등은 글의 의도와 주제를 명확히 해준다는 점에서 좋은 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몇 가지를 보완해 보자. 먼저, 이 글에는 정부의 해결책이 왜 근본적 해결책일 수 없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학교 폭력에 대한 원인 분석이 있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원인이 학생 개인의 문제만은 아님을 보여야 한다. 그래서 그 원인의 제거를 위해서는 눈앞에 당장 보이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뿐만 아니라 가해자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가해자의 행동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사회요소들에 대한 동시적 처방도 필요하다는 필연성을 제시했어야 한다(사회문화 과목 2단원의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 '사회 구조' 또는 5단원의 '사회문제에 대한 관점과 해결 방법'을 참고하면 이 부분의 논거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한 전체적인 구도를 설정해야 문제학생의 감시와 처벌 측면에만 무게를 두고 있는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수 있는 타당성을 얻게 된다. 그러한 차근차근한 설득과정 없이 '언제는 고양이가 없어서… 잘못 짚었다'와 같이 주장하면, 설령 옳은 주장이라 할지라도 독단적이며 감정적인 인상을 풍기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세 주장은 그 주체가 가정이냐 학교냐 사회냐의 차이가 있지만 '소통과 관심'이라는 점이 공통적 요소이다('가정으로의 회귀'라는 표현보다는 '가정의 역할 강화'가 되어야 옳을 것이다). 따라서 주장 자체를 '소통과 관심이 강화될 수 있는 가정과 교육 구조를 만들어 폭력 학생이 줄어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하는 편이 더 좋을 것이다. 그 주장을 명확히 던지고 가정과 학교에서의 소통 부족 실태와 그 결과 야기되는 문제점을 정리해주는 것이 더 뚜렷한 논거가 될 수 있다. 또, 그렇게 소통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가해 학생의 행동 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를 훨씬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는 원인분석에서 간단히 다루고 '소통구조 확립은 무엇을 달라지게 할 것인가'를 논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근본적' 해결책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구조가 변해야 하는 이유, 그리고 그렇게 변화될 때의 영향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글을 쓴다면 이 글의 의도가 훨씬 뚜렷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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