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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현 ICC 소장 "재판소 운영 성과 인정 받아 재임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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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현 ICC 소장 "재판소 운영 성과 인정 받아 재임된 듯"

입력
2012.03.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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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한 일을 평가 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11일(현지시간) 반인류 범죄 및 전범을 단죄하는 세계 유일의 상설 형사법원인 국제형사재판소(ICC) 수장에 재선임된 송상현(71) 소장은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천안함 사건, 2002~2003년 콩고민주공화국 무력충돌 관련자에 대한 심판 등 본 업무 외에도 올해는 ICC가 창립 1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ICC는 7월을 전후해 재판소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는 물론 각국에서 다양한 행사와 사업을 앞두고 있다.

그는 12일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좀 쉬고 싶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며 “하지만 재판소 안팎에서 가만 두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휘부 공백’을 우려한 재판관들이 송 소장에게 출마를 강력하게 요구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당사국 총회 의장과 부의장이 바뀐 데 이어 예산회계위 의장과 위원들이 4월 교체될 예정이다. 또 수석검사 임기가 6월로 끝나고 재판소 레기스트라(행정처) 책임자 임기도 올해 말이다. ICC 지휘부의 대규모 교체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그는 “2009년엔 나를 포함해 두 명이 입후보했지만 이번엔 5명의 후보가 나와서 속으로 놀랐다”고 했다. 재선된 이유에 대해선 “로마조약에 소장, 재판관, 행정처장, 검찰부와 수석검사 관계가 모호하게 규정돼 있어 조직 관리와 운영 상 문제가 많았는데, 재임기간 동안 이를 깔끔하게 정리해 제도적 관행을 만든 게 호평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소장의 재선으로 ICC에 한국인 진출은 보다 유리해졌다. 그는 “ICC는 설립된 지 10년 밖에 안된데다 중국과 일본은 아직 터를 잡지 못한 반면 한국인이 처음부터 18명의 재판관 중 1명으로 임명됐고 소장을 연임하면서 한국에 유리한 관행이 자리잡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법조계, 학계가 후임자를 제대로 물색해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현 정부 임기가 1년 남았고 차기 정부가 들어서도 한동안은 여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것 같다”며 우려했다.

그의 소장 재임 기간에 회원국은 120개국으로 12개국 늘었으며, 조만간 몇 나라가 더 가입할 예정이다. ICC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는 형국이다. 송 소장은 “ICC가 잘되어야 저와 한국이 잘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두 번째 임기에서는 그 동안의 재판 진행 과정과 지연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해 재판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간을 단축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헤이그=연합뉴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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