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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네팔인협회장 시토울라씨 '네팔하우스'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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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네팔인협회장 시토울라씨 '네팔하우스' 개설

입력
2012.03.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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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친해지긴 어려운 법이죠. 한국과 네팔이 서로를 볼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네팔인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서울에 '네팔하우스'를 연다. 이국 땅에서 생활하는 네팔인들의 한국 적응을 돕고 네팔 정보에 목말라하는 한국인들에겐 생생한 네팔 정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문화원 같은 곳이다. '네팔하우스' 설립을 추진하는 이는 주한 네팔인협회 회장이자 네팔관광청 한국사무소장인 K. P. 시토울라(44)씨다. 그는 "최근 업무 공간으로 쓸 120㎡ 규모의 사무실 임대 계약서에 서명했다"며 "5월 초 사무실이 본격 가동되면 한국과 네팔의 심리적 거리는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인들은 네팔을 잘 모른다. 히말라야의 산악국가, 커피의 산지 정도라는 것 외에 네팔에 대한 지식 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 석가모니의 탄생지만 놓고 봐도 그렇다. 시토울라 소장은 "네팔 남부 룸비니가 석가모니가 태어난 곳이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인도로 잘못 알고 있다"며 "몇 년 전 석가탄신일에 조계사를 찾은 5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93%가 석가의 탄생지를 '인도'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국민의 절반 가량이 불교신자라고 하는 한국이지만, 사정이 이렇다면 일반인들은 말할 것도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네팔 전통 음식점 몇 군데가 있을 뿐, 그 많은 국내 대학 중 네팔의 말과 문화를 가르치는 네팔어학과 하나 개설한 곳이 없다.

시토울라 소장이 11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 옆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연 다큐멘터리 영화 '부처님은 네팔에서 태어나셨다'시사회엔 250여명의 한국인들로 성황이었다. 그는 "한국인들의 네팔 정보 갈증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고 했다.

'네팔하우스'는 한국인들이 네팔어를 배울 수 있고 네팔 문화를 직접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네팔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가 '네팔하우스'를 추진한 이면에는 20년에 이르는 한국과의 긴 인연이 자리한다. "1992년 단순한 '해외 경험' 목적으로 한국을 찾았는데 눈부신 경제 발전 모습에 매료됐어요. 그 뒤 늘 한국행을 염두에 두고 있었죠." 이후 네팔항공사 한국지부에서 일하면서 관광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네팔대사관이 한국에 문을 연 2007년까지 정부 관련 일을 대행하며 한국 네팔 간 문화 교류의 전도사 역할을 했다. 2008년엔 서울 삼청동에 인도ㆍ네팔 전통 음식점을 차리면서 확실한 기반을 다졌고, 2009년엔 네팔인으로는 처음으로 서울명예시민이 됐다. 월 400만~500만원에 달하는 '네팔하우스' 운영비도 자국 정부엔 기대할 수 없어 가계 수익으로 충당할 생각이다.

"히말라야를 엄홍길씨 같은 전문산악인들만 가는 데로 알고 계신 분들이 한국에 더 많은 걸 보면 아직 멀었어요. 해발 4,000~5,500m의 베이스 캠프까지는 북한산 등반보다 더 쉽다면 믿으시겠습니까?" '히말라야의 진실'도 본격적으로 알릴 작정이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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