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외곽의 보수 진영이 합종연횡을 통한 세 불리기를 추진하면서 보수 분열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보수 외곽의 세 축인 자유선진당, 국민생각, 새누리당 낙천자 그룹이 연대해 '비(非)박근혜 보수 정당' 출범을 시도하고 있다.
발걸음이 가장 빠른 쪽은 국민생각이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국민생각은 이르면 금주 초 5명가량의 현역 의원을 영입한 뒤 자유선진당과 합당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5명의 현역 의원 확보 후 15석의 자유선진당과 합당하면 원내교섭단체(20석)를 구성해 제3당의 위상을 굳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자유선진당 관계자는 "국민생각이 최소 의원 5명 이상을 확보하고 비례대표 의원을 2,3명 더 당선시킬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될 때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며 합당 가능성을 열어 놓은 상태다.
합당 추진 움직임의 파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일차 관건은 새누리당 낙천 의원들의 합류 규모다. 우선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쪽은 부산 지역 낙천자 그룹이다. 특히 공천 탈락이 유력한 김무성 의원이 12일 탈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주목된다. 김 의원이 부산 지역 낙천자들과 함께 국민생각 및 자유선진당과의 연대를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져 실제 그의 합류에 따라 '비박근혜 보수 정당'에 만만찮은 힘이 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가 그간 행정수도 이전을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자유선진당과는 정반대 입장을 취해 왔었기 때문에 '명분 없는 합당'이란 비판적 시선도 적지 않다.
이런 사정으로 낙천한 친이계 일부 의원은 동반성장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운찬 전 총리를 내세워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수도권 친이계 초선 의원은 "정 전 총리와 접촉하면서 뜻이 맞는 의원들을 모으는 중인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 측은 총선 참여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지만,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정 전 총리와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들이 국민생각 합류에 부정적인 것은 뚜렷한 명분이 없는 데다 구심점으로 삼을 대선주자가 국민생각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단순히 '비박근혜'를 내세워 헤쳐 모이자는 식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낙천자 상당수는 일단 재심 청구 결과를 지켜본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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