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화약고 가자지구에 또다시 심상치 않은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사흘에 걸쳐 무력 공격과 보복을 반복하면서 1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CNN 등 외신은 “이스라엘군이 11일 가자지구 자발리야 난민촌을 공습, 12세 팔레스타인 어린이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9, 10일에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지도자 등 16명이 사망하고 최소 25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잇단 공습은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의 대규모 로켓포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다. 9일 팔레스타인 측이 이스라엘 남부지역에 박격포와 로켓 공격을 감행하면서 주민 6명이 다쳤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팔레스타인은 주말 동안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110발이 넘는 포탄을 발사했다”며 “지역 당국이 학생 20만7,000여명의 안전을 우려, 일제히 휴교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9일 공습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핵심 간부 2명을 사살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망자 가운데 팔레스타인 인민저항위원회(PRC) 사무총장인 자히르 알카이시가 포함됐는데, 카이시는 지난해 8월 이스라엘에서 8명의 사망자를 낸 연쇄테러의 배후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 군 소식통은 “카이시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대 이스라엘 테러 계획을 주도한 장본인”이라고 밝혔다. 5년 전 이스라엘 감옥에서 풀려난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지도자 마흐무드 아흐마드 알하니니도 사망자 명단에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PRC와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지옥으로 가는 길을 재촉하고 있다”며 즉각 보복을 다짐해 폭력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AFP통신은 “최근 3년 동안 가자지구 국경 분쟁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 나왔다”고 우려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습 직후 남부지역 지도자들과 만나 “이스라엘 국민을 해하려는 어떤 시도도 우리의 ‘아이언돔’ 시스템에 의해 무력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측은 자국산 미사일방어체계인 아이언돔이 팔레스타인에서 발사된 로켓포 31발 중 28발을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가자지구의 폭력 사태에 유감을 표하고 확전 자제를 촉구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10일 “이스라엘 남부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저지른 공격을 강하게 규탄하며 양측은 냉정을 찾기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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