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들 눈 통해 日 제국주의 비꼬아
1945년 일본. 모든 병을 간염으로 판정하고 간염 연구에 몰두하는 괴짜 의사가 있다. 사람들은 간염에 대한 별스런 집착을 보이는 그를 '간장선생'이라 부르며 놀린다. 그런 그를 돕는 사람들도 기이하기만 하다. 모르핀 중독에 빠진 외과의사와 주색을 탐닉하는 스님, 매춘 경력이 있는 소녀 등이 그 주변을 맴돈다. 어느 날 그들은 포로수용소를 탈출한 네덜란드 병사를 숨겨주게 되면서 위기에 빠진다.
'간장선생'(EBS 오후 2.30)은 정상적인 정신 상태로 살아갈 수 없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일본 제국주의를 비꼬는 영화다. 엉뚱한 웃음 속에 날카로운 시대 비판을 감춰 놓았다. 일본 사회의 어두운 면을 냉랭한 시선으로 파헤쳐 왔던 일본의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1926~2006)의 후기 작품이다. 그는 '나라야마 부시코'와 '우나기'로 칸국제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1998년, 15세 이상.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