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이달 말 개최되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홍보를 위해 전국 시도교육청 등 50여개 기관에 홍보실적을 매주 보고토록 지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교과부는 2월 17일 '핵안보정상회의 홍보 협조요청'이라는 공문을 전국 16개 시도교육감과 12개 국립대 병원장, 20여개 국가연구원장 등 모두 58개 기관장에게 보냈다. "핵안보정상회의를 널리 알리기 위해 각 기관의 통화대기음 변경, 직원 교육시 홍보동영상 활용, 온라인 홍보 등을 요청하니 적극 협조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교과부는 또 "홍보실적을 작성해 매주 수요일마다 이메일(yh*****@mest.go.kr)로 제출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이메일 주소는 교과부 주무관의 것으로 확인됐다.
교과부 공문을 받아본 기관들은 실적 보고 등 시대착오적인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실적 보고는 보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홍보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숙제를 내주듯 실적을 챙기겠다는 발상에 적잖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대부분의 교육청이 홈페이지 배너, 대표전화 피스송(홍보 노래) 홍보를 거부하고 있다.
배너나 팝업 홍보에 협조하고 있는 곳은 대구 인천 경남북 제주 등의 교육청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통제기술원, 원자력안전기술원 등 직접 관련이 있는 곳뿐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국무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이어서 다른 부처도 비슷한 홍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보고는 매주가 아니라 한 번만 하도록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2012 핵안보정상회의는 핵 물질, 핵 테러 관련 국제 안보를 위한 회의로 이달 26,27일 의장국인 우리나라 서울에서 개최된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