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8일 "북한 양강도 혜산시 고아원 아이들 50명이 지난달 29일께 집단 탈북했다"며 "다행히도 이들이 붙잡혔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인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고아원에서 30여명의 아이들이 집단 탈북한 적이 있다"며 "이중 20명은 국경에서 붙잡혀 엄청나게 매를 맞았고, 10명은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최근 14명의 탈북자가 붙잡혀 북송 위기에 처한 탈북자는 최소 48명에 달한다"며 "25명은 중국 선양(瀋陽)에 있는 구류소에, 10명은 안산(鞍山) 국경수비대에, 나머지 13명은 바이산(白山) 국경수비대에 억류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중 중국 선양에서 붙잡힌 탈북자 10명이 강제 북송되고 있어 오늘 밤11시30분쯤이면 북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송되는 탈북자 중에는 14개월 된 영아와 16세 남녀, 70대 노인이 포함돼 있고, 한국에 가족이 있는 사람이 6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유엔인권이사회가 열리는 12일 이전에 탈북자들을 모두 북송하려 한다"며 "한국 국회대표단이 유엔을 방문해 이 문제를 이슈화하기 전에 북송을 마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탈북자 강제 북송 저지 운동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야권을 겨냥, "입만 벌리면 인권을 이야기하면서 탈북자 인권에는 침묵하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탈북자를 죽이고 고문하는 반인륜적인 행태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북한 당국이 최근 들어 탈북자 단속을 강화한 이후 국내에 들어오는 탈북자 수가 크게 줄었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로 들어온 탈북자는 160명(여성 99명ㆍ남성 61명)으로 지난해 월평균 입국자(228명)의 70% 수준이다. 또 미국으로 들어가는 탈북자수도 감소했다. 미국 국무부 인구난민이주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4명의 탈북자만이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같은 기간에 17명이 미국에 들어갔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중국에 요원들을 투입시켜 감시를 강화하는 바람에 현지에서 숨어 지내는 탈북자들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중국 내 탈북자들이 제3국으로의 이동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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