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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시장 살리자" 주민-상인 '주차장 한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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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시장 살리자" 주민-상인 '주차장 한살림'

입력
2012.03.0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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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확보는 모든 재래시장들의 꿈. 주차공간이 없다면 이젠 더 이상 손님을 불러 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선 주변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SSM)을 모두 쫓아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는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 재래시장들은 주차문제만이라도 해결된다면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 월드컵시장은 최근 이 숙원을 풀었다. 이달 1일부터 시장 바로 옆에 자리한 주상복합아파트 지하1층 주차장을 쓸 수 있게 된 것. 차량 53대를 세울 공간을 확보한 것이다.

사실 망원동 일대는 재래시장에겐 최악의 입지다. 지난 2002년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외국계 대형마트 까르푸(현 홈플러스)가 들어오고, 2007년엔 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까지 지하철 망원역 인근에 입점하자 하루 평균 3,000명이 다녀가던 월드컵시장 등 주변 시장 4곳의 매출은 3분의 1로 급감했다. 이런 와중에 오는 8월엔 지하철 합정역 인근에 홈플러스 신규점포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상인들로선 분노와 허탈로 좌절한 상황이었다.

이 때부터 마포구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와 SSM의 입점을 물리적으로 규제하기 힘든 상황에서, 주차장이라도 마련해주기로 한 것. 구청측은 인근 주상복합아파트 마포영화블렌하임 입주자대표에게 주차장 이용을 제안했고, 주민들 역시 골목상권 붕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터라 이를 수락했다.

올 1월 구청과 시장상인대표, 아파트입주자 대표가 참여하는 회의가 열렸다. 주상복합아파트 1층에는 상가가 자리하고 있어 재래시장과 일부 경쟁하기도 했지만, '상생'을 위해 한발씩 양보했다. 상가의 한 입주자는 "어차피 낮에 비어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인데다 같이 쓰면 앞으로 시장과 상가가 하나의 상권이 되어서 더 많은 손님들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

주차장 이용요금은 기존 공영주차장 수준인 10분당 300원, 재래시장 상인회가 100원을 부담하기 때문에 손님들은 200원만 내면 된다. 상인대표 홍지광씨는 "구청이 발벗고 나서고 지역주민들이 동의해주지 않았다면 주차장 마련은 영영 힘들었을 것"이라며 "모처럼 희망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앞서 지난 2010년에도 망원시장에 주차장이 필요하다는 민원이 접수되자 인근에 150대의 차를 세울 공영주차장을 지어 시장이용객들에게 주차금액의 30%를 할인해줬다. 또 지난 3년 간 국비지원금과 시ㆍ구 예산 44억원을 투입해 재래시장에 시설현대화 및 마케팅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한발씩 양보하고 설득하면서 현실적인 방법을 찾다보면 길은 생기기 마련"이라며 "재래시장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가능한 방법들을 계속 찾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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