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이 학교 생활을 시작한 지도 일주일을 넘었다. 아이들은 잘 적응하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습관이 고학년이 되어도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초반에 올바른 습관을 들이라고 조언한다. 급격한 환경 변화와 함께 내적인 변화까지 이끌어낼 적기라는 것. 신민섭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정신과 교수와 정성준 미양초등학교 교사에게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해 살펴야 할 부분을 들어봤다.
◆ 자신감과 배려심 길러줘야
모든 사회활동의 기본은 자신감이다. 학교생활도 마찬가지. 자신감은 가정에서, 가장 친밀함을 느끼는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부모의 애정을 충분히, 안정감 있게 느낀 아이들은 남들이 자신을 수용해줄 거라는 신뢰가 있다. 반면 집에서 늘 혼나거나 비교 당하던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신민섭 교수는 “또래와의 관계는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되, 힘들 땐 언제든 엄마에게 달려올 수 있게 안전 기지(secure base)가 되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신감이 생기면 배려하는 마음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 한 자녀 가정이 늘다 보니 집에선 왕처럼 지내는 아이들도 많지만 학교에서도 그러면 인기가 없다.
정성준 교사는 “14년간 아이들을 보니, 결국은 배려하는 친구를 좋아한다”면서 “짝꿍이 준비물을 안 가져왔을 때, 선뜻 같이 쓰자고 말하거나 아플 때 양호실에 함께 갈 줄 아는 아이들 주변에 친구가 많다”고 말한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 했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 역시 부모를 닮아간다. “아이들 일기를 보면서 부모의 태도에 대해 많이 배운다”는 정 교사는 “정기적으로 부모님과 봉사 활동하는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배려의 몸짓이 배어 있다”며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 아이의 공격성에는 분노 조절 훈련을
왕따와 학교 폭력이 심각하다 보니 부모는 걱정이 앞선다. 내 아이가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가 되는 걸 원하는 부모는 없다. 평소 아이가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말보다 손이 앞선다면 반드시 고쳐줘야 한다.
신 교수는 ‘스톱 앤 씽킹’(Stop and Thinking) 방식으로 차츰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갑자기 누군가 앞을 지나가거나 발을 밟거나 하는 상황이 있죠. 그럴 때마다 아이가 공격적으로 변한다면, 먼저 행동을 저지하고 역지사지의 입장을 일깨워줘야 하죠. ‘너는 그런 적이 없었니?’ 혹은 ‘그 사람이 일부러 그랬니?’ 같은 질문을 하면서 그 사람 입장을 설명해주는 거죠. 그런 상황에 마주쳤을 땐 행동하기 전에 생각해 보게 하는 거죠. 분노 조절이 미숙한 아이는 왕따 가해자가 되기도 하지만 역으로 피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교통 신호등의 세 가지 색깔로 쉽게 설명하는 것도 방법이다. 화가 난 상황이 빨간 불이면 잠시 생각하는 것이 노란 불이고, 반응하는 것이 초록 불이다. 빨강 불일 때 길을 건너면 사고가 나기 마련. 신 교수는 “학교생활에서 빨간 불이 켜질 상황은 많다”면서 “친구한테 화가 났을 때나 놀리고 싶을 때 빨간 신호등을 떠올리고 잠시 생각하면서 분을 가라앉히고 말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 맞벌이 부부라도 이것만은 챙겨주세요
학교에 다니면서 큰 변화를 겪는 시기는 대개 두 차례, 초등학교와 대학교 때다. 특히 초등학교는 홀로 사회에서 관계 맺기를 하는 시기이자, 두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모든 것을 스폰지처럼 흡수하는 중요한 때다. 더불어 성 역할도 익히는 시기다. 아들이라면 아빠의 역할이, 딸이라면 엄마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다.
신 교수는 “함께 목욕이나 운동을 하며 이만큼 성장한 자녀를 칭찬해주라”며 바쁠 땐 주말이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길 권했다. “시간표를 챙기고, 숙제나 준비물을 함께 챙겨주며 한동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워킹맘의 아침은 등교와 출근 준비로 전쟁이다. 워킹맘의 일손을 줄이기 위해, 또 자녀를 위해서도 예쁜 박스를 하나쯤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책가방과 알림장, 준비물을 여기저기 늘어놓기보다 숙제와 다음날 입을 옷까지 한 곳에 정리해두는 것. 아침에 여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정리하는 법을 깨우치게 된다.
이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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