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방화로 무너져 내린 숭례문의 문루 복구가 거의 끝남에 따라 대들보를 올리는 상량식이 8일 열렸다. 상량식은 건물의 뼈대가 완성됐음을 알리고 축원하는 의식이다.
문화재청은 이날 오후 숭례문 복구 현장에서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찬 문화재청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상량식을 열어 고유제를 지내고 상량문을 봉안한 뜬창방을 종도리 아래 안쳤다.
고유제는 종묘제례보존회가 맡아 제관들이 조선시대 국가 의식 예법서인 에따라 정성스레 절을 하고 술을 올렸다. 이어 뜬창방을 올리는 상량을 했다. 뜬창방에 묶어둔 청ㆍ황ㆍ홍ㆍ백 4색 천을 와이어를 연결한 도르래에 걸어 잡아당기자 뜬창방이 천천히 올라갔다. 제자리에 온 뜬창방을 내려 두 기둥 사이에 거는 것으로 상량이 끝났다. 기둥에 파놓은 홈에 맞춰 뜬창방을 끼웠다.
상량문은 "숭례문이 불에 탄 것은 문화유산이 소중한 줄 모르고 방치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며 "우리 국민 모두에게 내려진 아픈 채찍이었다"고 반성하면서 "새로운 숭례문의 모습, 날개 쳐 날아오르는 듯하니 온 누리에 밝은 문명 길이길이 창성하리라"는 시로 축원을 마쳤다. 축원 뒤에는 복구 공사 개요와 여기에 참여한 주요 관계자 이름을 밝혔다.
이번 복구 상량문은 뜬창방 윗면에 홈을 파고 봉안했다. 성태용 건국대 철학과 교수가 글을 짓고 서예가 정도준씨가 글씨를 썼다. 한글로 총 2,500여자, 길이 10m 폭 65cm의 상량문 두루마리는 붉은 천으로 싼 오동나무 상자에 넣어 모셨다.
기록과 사진으로 남아 있는 숭례문 창건(태조) 때와 중수(세종, 성종, 1962년) 때 상량 묵서는 다시 썼고, 소나무를 기증하는 등 이번 복구 공사의 기부자 명단도 따로 작성해 이번 복구 상량문과는 별도로 숭례문 중도리에 봉안한다.
상량식 이후 남은 공사는 지붕 기와를 잇고 단청을 입히고 방재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다. 10월 말까지 이를 마친 다음 현장 가림막을 치우고 주변을 정비해 12월로 모든 공사를 끝낸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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