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아들의 사산 사실을 숨기고 거짓말을 해오다 "아들을 데려오라"는 남편 요구에 6세 남자 아이를 납치, 유인한 중년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서울 성북구 한 초등학교 근처에서 놀고 있던 김모(6)군을 꾀어 경남 양산의 자기 집으로 데려가 기르려고 한 혐의(미성년자 약취 유인)로 김모(49ㆍ여)씨를 검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3일 오후 서울 장위동과 신림동 등을 돌아다니다 친구들과 놀고 있던 김군에게 "잃어버린 강아지를 함께 찾으러 가자,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자"며 꾄 후 "내 집에 가서 며칠 자고 돌아오자"고 설득해 양산으로 데려갔다. 김씨는 김군에게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게 하고 양산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시켜 반 배정까지 받게 했다.
김군 부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사건 발생 지역 주변의 폐쇄회로TV 를 확보하고 김씨와 김군이 탄 택시를 추적해 이동 경로를 알아낸 후 7일 오후 양산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처음엔 "길 잃은 아이를 보호하고 있었다"고 둘러대다 경찰의 추궁에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2005년 임신 중이던 아이를 사산한 사실을 당시 내연 관계에 있던 현재 남편 최모(51)씨에게 숨기고 출생신고까지 한 후 "언니 집에 맡겨뒀다"고 거짓말을 해오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가 됐으니 데려오라"는 남편의 요구에 김군을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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