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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출판사 '1일 6시간 근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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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출판사 '1일 6시간 근무제'

입력
2012.03.0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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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화 그림책으로 유명한 보리출판사(대표 윤구병)가 3월부터 국내에서 거의 처음으로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감소 없이 일일 6시간 노동제를 시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보리출판사는 하루 6시간(오전 9시~오후 4시) 주 30시간을 기본 노동시간으로 주 5일 근무하는 노동제 시행 규칙을 제정해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노사가 합의한 규칙에 따르면 노동시간 감축에 따른 임금 감소는 없고, 연장근로가 발생했을 때는 연장시간만큼 적립해서 휴가로 쓰는 '시간적립제'를 적용한다. 적립한 시간은 대체휴가로만 쓸 수 있고 별도의 수당으로는 지급하지 않는다.

보리는 이날 낸 자료를 통해 "근로기준법에는 주 40시간 노동제가 확립되어 있고 추가 노동은 12시간을 초과할 수 없지만 자본의 요구에 따라 다수가 이를 어기고 있다"며 "노예노동인 임금노동에 노동자가 묶이는 동안 자기실현을 위한 노동은 자리잡기 힘들다"고 '6시간 노동제' 시행 이유를 설명했다. 또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의 생존과 건강,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일자리는 노동시간 줄이기 운동을 자발적으로, 법적으로 벌여야만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리출판사는 직원 40명 정도의 소기업이지만 국내 대기업에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기 3년 전인 2001년부터 '주 5일 근무'를 시행했고 2년 전에는 노조도 출범했다. 이번 '6시간 노동제' 시행도 미국 켈로그사 등 해외의 6시간 노동제 기업 사례를 전 직원이 함께 검토ㆍ토론한 결과 마련한 것이다. 보리출판사는 "6시간 노동제에서는 추가로 생긴 2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일과 소비' 중심에서 벗어나 '집과 지역사회'에서 잘 살아나가는 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0년 한국의 연 평균 노동시간은 2,193시간으로 회원국(평균 1,749시간) 중 가장 길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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