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이계 의원을 중심으로 한 공천 탈락자들이 공천 결과에 반발해 내주에 집단 탈당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이들은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나 중도보수 신당인 국민생각에 합류하는 방안 외에도 신당 창당 시나리오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11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공천을 둘러싼 새누리당 계파 갈등이 심화되면서 일부에선 분당(分黨)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친이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탈당을 포함한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있는데, 공천 결과를 지켜본 뒤 내주쯤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며 "공천을 받지 못한 상당수 의원들이 당에서 나가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이계 의원도 "일단 탈당 물꼬가 트이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며 "신당을 만들 경우 기호 3번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의석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낙천자를 포함한 친이계 의원 8명은 전날 저녁 회동을 갖고 집단 행동 방안을 협의했다. 이들은 공천위에 '현역의원 25% 컷오프 자료' 등 공천 심사 결과 공개를 요구한 뒤 불응할 경우 내주쯤 모종의 결단을 한다는 데 대체로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의화 국회부의장과 안상수 전 대표, 진수희 강승규 권택기 진성호 의원 등 친이계 6명은 이날 저녁 모임을 갖고 "공천 심사가 자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향후 진로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구의 전략지역 선정으로 사실상 공천에서 탈락한 신지호 의원은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과 정치결사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처지의 진성호 의원도 "공천 과정을 일단 지켜보겠지만 신당 창당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다른 친이계 의원은 "시간이 없는 만큼 무소속 연대가 현실적"이라며 '무소속 연대' 추진에 무게를 뒀다. 일부 수도권 낙천 의원들은 국민생각 합류를 검토하고 있다.
친이계를 비롯한 구주류 주요 인사들은 이날 공천 결과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재오 의원은 트위터에 "컷오프 자료를 당사자에게 공개하는 것이 옳다"면서 "밀실 자료가 반대자들에게 정치적 살인 병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몽준 전 대표는 전날 "당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공천이라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성토한 데 이어 이날 논평을 내고 "새누리당은 정체성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천에서 탈락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탈당을 선언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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