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ㆍ2차 공천을 통해 현역 의원 32명을 사실상 탈락시키는 적잖은 물갈이를 단행했지만 대부분 기성 정치인들로 채워져 참신한 정치 신예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당선 가능성'에 주안점을 둔 공천 심사로 인해 탈당 전력이 있거나 비리 혐의로 기소된 인사들도 공천을 받는 등 발표된 내용이 당초 당이 내세웠던 개혁 공천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역 의원을 낙천시킨 자리에는 대부분 전ㆍ현직 의원이나 기초단체장 등 정치권에 몸을 담은 인사들로 채워졌다.
먼저 유정현(서울 중랑갑) 의원과 윤석용(강동을) 의원 지역구는 각각 비례대표 김정 의원과 비례대표 정옥임 의원에게 공천장이 돌아갔다. 경북 군위ㆍ의성ㆍ청송에선 정해걸 현 의원이 탈락하는 대신 17대 총선에서 당선됐던 김재원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또 권택기(광진갑) 의원과 강승규(마포갑) 의원 지역구는 각각 정송학 전 광진구청장과 신영섭 전 마포구청장이 공천을 받았다. 이윤성(인천 남동갑) 의원과 이경재(인천 계양을) 의원의 지역구에선 윤태진 전 남동구청장, 안덕수 전 강화군수가 낙점을 받았다. 서울 성북을은 서찬교 전 성북구청장, 노원갑은 이노근 전 노원구청장이 총선에 출마한다.
친이계인 정옥임 의원을 제외하면 이들 상당수가 '친박근혜' 성향인데다 일부는 과거 공천 결과에 불복하고 탈당하거나 공직선거법 위반 전력이 있어 공정성 시비도 불거지고 있다.
광진갑에 공천을 받은 정 전 구청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안 전 군수도 같은 선거에서 탈당 후 무소속으로 나와 당선됐다. 안 전 군수는 총선 출마를 위해 군수직을 사퇴한 뒤 지난달 23일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서 전 구청장도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시의원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가 벌금 90만원의 선고를 받았다.
이렇게 기성 정치인들로 공천이 채워지다 보니 6일까지 확정된 새누리당 총선 후보 102명 중 정치 신인은 부산 사상에서 공천을 받은 손수조 전 주례여고 총학생회장 등 8명뿐이다.
더구나 현역 의원을 제치고 본선 주자로 뽑힌 정치 신인은 권경석(경남 창원갑) 의원과 이화수 (경기 안산상록갑) 의원의 지역구에서 각각 공천을 받은 박성호 전 창원대 총장과 박선희 전 안산시 의원 등 2명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이 인지도가 낮은 신인은 당선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등용을 꺼리고 있다"며 "이런 이유에서 공천 개혁이나 정치권의 새 인물 수혈 등의 당초 목표는 허언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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