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장르는 국내에서 무주공산이나 진배없다. 상대적으로 가능성도 커, 잘만하면 예상하지 않았던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강동아트센터가 마련한 제1회 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GDF)은 그 가능성의 시험대다.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 순수 무용에서 댄스스포츠, 비보이, 월드댄스까지 예술성ㆍ대중성 가리지 않고 무용의 깃발 아래 24일간의 향연이 펼쳐진다. 지난해 개관 이래 각계 무용인들의 자문으로 축적된 노하우가 850석의 대극장, 250석의 소극장 무대에서 실제 구현되는 것이다. 7년 동안 580억원의 건축비를 들여 지난해 개관한 직후 무용 장르에 착목했던 이 극장의, 어떻게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은 "구청 직영 기관으로서의 공공성을 우선해 탐색한 결과"라며 무용에 최적인 공연장으로 거듭 난 배경을 말했다. 무용 맞춤의 정밀한 무대 크기를 도출해 내기 위해 그는 김복희 무용협회장,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장 등 무용계 인사 70여명을 상대로 발품을 팔았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이 정도 규모의 극장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18m나 되는 무대 깊이다. 갈수록 형식이 다양해지는 현대무용 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무용 장르를 센터의 "킬러 콘텐츠"로 정한 데는 공공성을 염두에 둬야 할 구청 직영 기관으로서의 현실적 선택이면서, 신생 극장의 브랜드 이미지를 선명히 구축하려는 극장 차별화 전략에 따른 것이기도 했다. 지자체 산하 기관으로 순수 예술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한 규정이 극장 차별화 전략과 결과적으로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 일대의 문화적 수요가 유달리 높다는 점 또한 산입된 결과다. 강동구는 교육열이 서울 26개구 중 7위.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가 높은 비상업 지구일 뿐아니라 송파구, 광진구, 하남시 등 모두 83만명에 달하는 서울 동남권 문화 허브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지역이다.
기관이나 단체가 여는 무용제가 아니라 아트센터가 주최하는 첫 무용제로 4월 12일~5월 5일 열리는 GDF에서는 모두 28차례의 무대에 300여명의 무용수가 오른다. 김말애 우리춤협회회장, 박인자 한국발레협회장, 안애순 한국공연예술센터 예술감독 등 6명의 무용계 인사들이 조직위원을 맡았다.
강동아트센터는 안애순무용단, 모스틀리필하모니 등을 상주 단체로 두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지역 네트워킹 등을 통한 서포터즈 구축, 삼성엔지니어링 복합단지 입주나 인근 경희대 대학 병원 등도 센터를 활성화할 요소로 기대하고 있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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