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 상황은 급박합니다. 발파 위기에 처한 구럼비 바위로 수백명의 경찰력이 투입됐다고 합니다. 논란과 잡음이 끊이지 않는데 이렇게 공사를 밀어붙여도 되는 건가요."
지난달 말부터 '강정 평화카약 보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서울 홍익대 앞 '카페바인'의 강도현(35) 대표는 5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정부가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 중인 강정마을에선 2일 구럼비바위 발파 신청이 접수된 이후 서귀포경찰서와 공사 현장에 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이 모여들었고, 이날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실시간 현장 소식으로 들끓었다. 서울에 있는 강 대표도 "현장 활동가들에게 꼭 필요한 카약을 보낼 수 있도록 카페바인의 '강정 평화카약 보내기'에 힘을 보태달라"로 호소했다. 카페바인은 지난해 2월 시민사회에 활동 공간을 제공하는 취지로 문을 연 일종의 '소셜 카페'다.
강 대표는 지난해 카페바인에서 강연한 인연이 있는 평화운동단체 '개척자들'의 송강호씨, 조정 시인 등 강정마을 현장 지인들의 요청으로 평화카약을 사 보내는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다. 또 공적 사업에 개인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내는 형태의 소셜펀딩 업체 '힘내요'(www.himneyo.com)에 등록된 30여개 가게 수익 일부를 모으고, 카페바인에서 판매하는 공정무역 커피 원두 수익의 3분의1, 시민 기부를 합쳐 300만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돈이면 약 70만원짜리 카약 4대를 살 수 있다.
"강정마을과 구럼비바위를 잇는 땅 길은 해군이 펜스로 봉쇄해버렸기 때문에 활동가들이 바위에 접근하려면 남서쪽으로 약 1km 떨어진 강정포구에서 카약을 타고 바다를 건너는 수밖에 없습니다. 카약은 바위로 가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강 대표는 모금 활동 외에도 해군기지 문제를 알리는 트위터 활동을 하고, 19일에는 '제주 강정마을과 4ㆍ3문학, 그리고 오키나와'를 주제로 한 인문학 강연을 여는 등 당분간 강정마을의 평화를 지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안보를 위한 사업이라는 정부의 설명은 미심쩍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강정마을의 공동체가 깨지고 현장이 전쟁터가 되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며 "카페바인은 상생의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에 강정마을 해군기지 설치에 반대하고, 반대 운동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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