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효과, 기대보다는 못하네.' 지난주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한 '아티스트'가 맞이한 현실이다.
'아티스트'는 오스카 덕을 보긴 했다. 시상식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상영관 수가 전국 40개에서 100개로 2배 이상 늘었다. 관객 수도 늘었으나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 28일 관객 수는 3,826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으로 시상식 당일 관객 수(2,622명)보다 소폭으로 늘었다. 지난 주말(2~4일) 관객 수는 1만7,308명으로 그 전주(1만1,541명)보다 50% 증가했다. 4일 기준 '아티스트'의 누적 관객 수는 8만7,222명이다.
메릴 스트립의 두 번째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화제를 모은 '철의 여인'은 더 실망스러운 흥행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주말 관객 수는 1만9,164명으로 전주보다 오히려 59.8%나 줄었다. 지난달 16일 개봉한 '아티스트'보다 일주일 늦게 극장가를 찾은 것을 감안하면 오스카 수상의 빛은 더 바랜다.
지난해엔 '블랙 스완'이 오스카 수상의 혜택을 제대로 받았다. 나탈리 포트만이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다음날 관객수가 배로 늘며 일일 흥행 순위 1위에 올랐다. '블랙 스완'의 최종 관객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은 162만3,310명이었다. 지난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4관왕에 오른 뒤 개봉한 '킹스 스피치'도 80만6,248명을 모으며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아티스트'의 오스카 효과가 미풍에 그친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계는 흑백 무성영화라는 외양의 한계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무성영화 스타의 몰락과 부활을 사랑에 기대 표현한 영화의 완성도는 높지만 대중들이 다가서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철의 여인'은 영화의 낮은 완성도가 흥행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많다. '아티스트'를 수입한 영화사 진진의 김난숙 대표는 "'아티스트'가 아카데미를 수상하지 못했으면 지금 극장에서 상영조차 안 되고 있을 것"이라며 "장기상영 전략으로 관객들을 맞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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