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부터 식품업계를 강타했던 '하얀국물 라면'열풍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때는 기존 '빨간국물 라면'시장 자체를 대체할 것처럼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런 탄력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있어 하얀국물 라면도 이제 정점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얀국물 라면 열풍의 진원지인 팔도'꼬꼬면'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2,000만개가 팔리며 최고조에 달한 뒤, 올해 들어 1월 1,500만개, 2월 1,400만개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특히 판촉 행사 여부가 판매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대형마트에서는 다른 회사와 달리 '5+1' 행사를 전혀 하지 않은 꼬꼬면의 판매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A마트의 경우 꼬꼬면 판매액이 지난해 12월 17억8,000만원에서 올해 1월 14억3,000만원, 2월 5억7,000만원 등으로 급감했고, B마트는 12월 11억9,000만원에서 올 1월 5억7,000만원, 2월 2억9,000만원으로 역시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그 동안 하얀국물 라면 가운데 꼬꼬면만 '5+1' 행사를 하지 않았는데 그게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회사에서도 그렇게 판단했는지 지난달 29일부터 처음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오뚜기의 '기스면' 역시 출시 첫 달은 판촉행사 등의 영향으로 많이 팔렸지만 최근 들어 매출액이 크게 감소했다. 반면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은 감소 폭이 적거나 행사 여부에 따라 오히려 늘어난 곳도 있어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여름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이 출시된 후 불었던 하얀국물 라면의 열기가 주춤하면서 이제 시장이 정체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하얀국물 라면 시장이 오랫동안 이렇다 할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았던 라면시장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한 것은 의미 있지만 이제 더 성장하기보다는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본다"면서 "최근 '남자라면'이라는 빨간국물 라면을 내놓은 것도 이 같은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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