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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만 팔린다면…인테리어 새로 하고 부적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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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만 팔린다면…인테리어 새로 하고 부적 쓰고

입력
2012.03.0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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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이연수(49)씨는 최근 2,000만원을 들여 현재 살고 있는 경기 남양주 덕소의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씨는 다음 달 서울 금호동 아파트로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 집을 내놓은 지 1년이 다 되도록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로 없자 눈에 띄는 매물로 포장하기 위해 자비를 투자해 인테리어를 결심한 것이다.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매매시장이 좀처럼 해빙되지 않으면서 집을 빨리 처분하기 위한 갖가지 묘안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높아진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서둘러 집을 팔아야 하는 '하우스 푸어'나 새 아파트로 이사하기 위해 살던 집을 급히 처분해야 하는 사람들일수록 갖은 방법을 동원한다.

시세보다 싼 급매로 내놓거나 중개업자에게 별도 수수료를 높게 챙겨주는 것은 기본. 이젠 매수자의 눈길을 잡기 위해 집주인들이 사전에 새시나 주방ㆍ거실의 인테리어 공사를 해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한 대형 가구회사는 150만~300만원대 '집 팔이' 전용 인테리어 시스템 가구를 신상품으로 내놓을 정도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여 최소 1,000만원 이상 저렴하게 내놓는 급매 효과를 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올 초 경기 수원의 전용 48㎡ 아파트를 매도한 황모씨는 매수자의 중개수수료까지 부담하는 조건으로 매매거래를 성사시켰다. 황씨는 시세보다 1,500만원 싸게 내놓은 것은 물론 매수자의 중개수수료까지 부담하기로 하고 계약서를 썼다.

점집을 찾아 부적을 쓰고 굿을 하는 사람까지 있다. 조성만(46)씨는 경기 용인의 148㎡ 아파트를 사면서 받은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120만원에서 150만원대까지 오르자 지난해 집을 내놓았다. 하지만 8개월이 넘도록 연락조차 없자 부적까지 쓰게 됐다. 조씨는 "함께 사시는 여든 노모께서 최근 점집에서 150만원을 주고 집을 잘 팔 수 있다는 부적까지 써오셔서 나무란 적이 있다"며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대를 저버리진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분양마케팅업체 이삭디벨로퍼 이기점 팀장은 "매수자가 절대 우위인 시장에서 매매를 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내리거나 그에 상응하는 조건을 내거는 등 매수자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최선"이라며 "해당 단지보다 더 비싼 인근 아파트 주변에 매물로 내놔 싸세 보이게 하거나, 중개수수료 인센티브를 내거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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