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클릭 후 인터넷 화면이 바뀌기까지 몇 초 간 기다려줄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대 0.4초까지다. 0.4초는 인간이 눈을 한번 깜빡이는데 걸리는 평균 시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구글 엔지니어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요즘 인터넷 이용자들은 (웹 페이지가 바뀌기까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도 길게 느낀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어떤 웹 사이트의 속도가 경쟁업체보다 약 0.25초만 늦어져도 사람들은 가차 없이 마우스나 키보드를 두드려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속도 전문가 해리 셤은 “인터넷 기업에게 0.25초는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마법의 숫자”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컴퓨터 앞에서 조급하게 군 것은 아니다. 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2009년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웹 페이지가 바뀌는 데 걸리는 적당한 시간을 2초라고 대답했다. 3년 전에는 4초까지 기다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이 같은 불꽃 튀는 속도전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보급되면서 더욱 치열해졌다. 집에서뿐 아니라 이동 중에도 영화를 다운 받거나 맛집 정보를 검색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으려는 업체들의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특히 인터넷 광고가 주수입원인 IT 업체들은 속도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구글은 오직 속도만을 위한 예산을 따로 책정했다. 이용자들이 웹 페이지를 클릭했을 때 딴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바로 화면을 전환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회사의 인터넷 속도 담당자 아빈드 제인은 “구글의 상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요즘엔 1,000분의 1초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웹 사이트들의 속도를 높여주는 새로운 사업도 등장했다. 미국의 인터넷 콘텐츠네트워크 업체 아카마이는 이달 말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속도를 높이는 소프트웨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NYT는 “요즘 인터넷 이용자 5명 중 4명은 동영상이 바로 뜨지 않으면 그 사이 다른 것을 클릭한다”며 “속도는 모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됐다”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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