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씨의 상속재산 반환소송으로 시작된 삼성과 CJ그룹간 갈등이 마침내 사업 중단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1일 재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그 동안 보안업무를 맡겨왔던 삼성 계열사 에스원을 다른 회사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CJ는 본사 및 계열사들의 출입관리, 주야간 시설경비 등을 에스원과 ADT캡스에 위탁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미행을 한 삼성의 계열사에 보안을 맡기는 게 말이 되느냐는 사내 여론이 높은데다 보안업체에서 임원들의 출입정보 등을 속속들이 볼 수 있기 때문에 교체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보안계약은 2년 단위로 이뤄지는데, 에스원과 2년 계약이 만료되는 CJ계열사들 위주로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CJ측은 "보안회사를 바꿀 지 여부는 각 계열사가 알아서 정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룹 차원에서도 어느 정도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안업계 관계자도 "최근 CJ에서 보안업체를 교체한다는 얘기가 있어 ADT캡스나 KT텔레캅 등이 접촉을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은 CJ가 인수한 대한통운 배송 물량을 작년 말부터 축소하고 있다. 지난 해 삼성과 CJ는 대한통운 인수를 놓고 큰 갈등을 빚다가 결국 삼성이 고배를 마셨는데, CJ가 인수를 확정한 뒤부터 삼성은 대한통운이 취급하던 2,000억원 상당의 동남아 배송물량을 다른 택배회사로 옮겼다. 삼성 관계자는 "CJ로부터 온갖 부당한 공격을 당하면서 결국 대한통운 인수를 접었는데 그런 회사와 계속 거래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두 그룹의 불신의 골은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 삼성은 이번 소송전의 배후에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고, CJ는 기본적으로 삼성에 대해 총체적인 박탈감과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양측은 "개인소송 때문에 비즈니스까지 끊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이미 거래단절의 조짐은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양사간 사업으로는 삼성전자가 CJ헬로비전에 최신 스마트폰을 공급하고 있고, CJ는 삼성전자에 스마트TV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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