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이 1일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자신을 비방한 네티즌에 대한 기소를 검사측에 청탁했다는 주장에 대해 "김 판사가 기소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의혹을 제기한 나꼼수측에 대해서는 "여성정치인에 대한 성차별적 공격으로 성추행과 다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소 청탁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2006년 4월 13일 네티즌 김모씨가 기소된 것은 자위대 행사 참석과 관련한 사안이 아니라 자신이 맡지도 않았던 이완용 후손의 토지반환소송에 관한 음해 때문이었고, 사건을 배당 받은 박은정 검사도 2006년 1월께 불과 10여일 정도만 사건을 담당했다고 나 전 의원은 밝혔다.
나 전 의원은 "박 검사는 기소과정을 실질적으로 담당했던 검사가 아니다"면서 "허위 사실 유포가 명백하기 때문에 애초 청탁할 사안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김 판사는 기소시점부터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 유학 중이었기 때문에 기소 여부에 영향을 미칠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 선거 당시 나꼼수측이 제기한 '1억 피부과' 논란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나 전 의원은 또 다시 나꼼수측이 자신을 겨냥하자 "비열하고 치졸하다"며 격분했다. 그는 나꼼수의 의혹 제기를 '편향된 매체의 정치기획'으로 규정하고 "진보라고 자처하지만 그 행태는 전혀 진보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연속된 음해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우리가 이 음해와 선동에 무릎을 꿇는다면 이번 총선만이 아니라 대선조차 저들의 뜻대로 좌지우지될 것"이라며 여당 차원의 대응을 호소했다.
나 전 의원은 그러나 '김 판사가 박 검사와 통화를 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기소 청탁한 적이 없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나 전 의원으로선 총선 공천을 앞두고 잇달아 터져 나오는 의혹제기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시종 무거운 표정의 나 전 의원은 '이번 의혹이 공천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예측이 있다'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한편 민주통합당 MB정권비리 및 불법비자금 진상조사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 전 의원이 기소청탁을 이야기한 나꼼수 주진우 기자를 고발한 건 적반하장"이라며 "검찰과 경찰은 나 전 의원과 김 판사를 허위사실공표와 무고 혐의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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