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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파워, 모바일 월드컵을 달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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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파워, 모바일 월드컵을 달구다

입력
2012.03.0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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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가 1일(현지 시간) 폐막됐다.

애플은 원래 이런 국제 전시회에 한번도 참석한 적이 없고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삼성전자는 주력 스마트폰 차기 신작(갤럭시S3) 대신 보조제품들을 갖고 나온 터였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과 애플이 비중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MWC에선 오히려 중위권 업체들의 스마트폰들이 주목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끈 곳은 중국 업체들이었다. 아직은 '스마트폰의 변방'이지만, 다른 첨단산업에서처럼 만만치 않은 추격 속도를 확인시켜줬다.

중국 업체들의 달라진 위상은 부스 배치에서부터 확인됐다. MWC 여러 전시장 중에서도 8번 전시홀은 가장 규모가 커 이곳에 부스를 마련하려는 글로벌 업체들의 쟁탈전이 뜨겁기로 유명하다. 주최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도 이런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8번 전시홀 전시업체는 비용과 관계없이 IT업계 내 비중과 영향력 등을 감안해 직전 선정한다. "8번 전시홀 전시업체를 보면 세계 모바일 업계판도를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올해 8번 전시홀에선 터줏대감이던 두 업체의 부스가 사라졌다. 바로 노키아와 모토로라. 한때 세계 1,2위 휴대폰업체였지만 스마트폰 흐름을 놓치는 바람에 추락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대신 그 자리를 중국 휴대폰 업체인 ZTE 및 화웨이가 당당히 자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노키아와 모토로라를 밀어내고 올라왔다고 보면 된다"면서 "모바일 시장에도 차이나 파워가 등장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ZTE는 이번 MWC의 메인 스폰서를 맡기도 했다.

ZTE는 이번 전시회에 쿼드코어를 내장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화웨이는 2종의 롱텀에볼루션(LTE) 쿼드코어폰과 가장 얇은 두께(6.68㎜)의 스마트폰 등을 선보이면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ZTE 부스에서 만난 미국 PC전문 매거진의 애브람 필치 온라인편집팀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업체들의 기술 향상 속도는 기대 이상이다. 데이터 처리속도를 기존 제품(듀얼 코어)보다 2배 이상 향상시킨 최신 기능의 쿼드코어 스마트폰을 중국 업체들이 모두 내놓았다는 것은 눈 여겨 볼 만한 일"이라고 전했다. 화훼이 제품을 유심히 살펴본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의 쉘리 리 매니저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의 경쟁력이 빠른 속도로 한국 업체들을 따라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휴대폰 업체들의 약진은 시장점유율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터에 따르면 ZTE는 지난해 4분기 1,890만대의 휴대폰을 팔아 LG전자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4위를 차지했다. 화웨이의 성장세도 무섭워, 2009년 휴대폰 판매량이 2,990만대에 불과했던 화웨이는 지난해엔 연간 5,380만대까지 끌어 올렸다.

삼성전자 등도 중국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아직 기술수준에서 열세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워낙 추격속도가 빠르다는 것. 중국업체 부스를 직접 찾아 제품들을 둘러본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 "10년 전에 우리가 했던 일을 중국에서 그대로 하고 있다"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LG전자 고위관계자도 "배터리나 이용자사용환경(UI) 등에서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국내제품을 위협할 만한 수준에 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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