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장이 29일 공천 심사 작업을 둘러싼 당내의 비판론과 갈등 상황 등에 격노하면서 공천 심사 거부'란 초강수를 뒀다. 이에 따라 공천 심사가 파행을 겪으면서 공천심사위와 당 지도부 간의 갈등이 본격화하는 국면이다.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밤늦게까지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공천 심사 파업'의 표면적 이유는 두 가지다. 강 위원장은 "공천심사위 내부 논의가 최고위원회의 의결도 이뤄지기 전에 일부 언론에 (흘러나가) 보도된 것은 문제가 있으며, 오늘 예정됐던 (나의) 기자간담회 계획이 최고위원회의 장시간 논란 등으로 취소된 것은 공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백원우 공천심사위 간사가 전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전북 7개 지역의 면접에 앞서 공천심사위원들을 소집, 면접 중단과 향후 심사 일정 연기를 통보한 뒤 자리를 떴다. 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마음의 평정을 찾을 필요가 있으니 조금 시간을 갖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언론에는 김덕규 한광옥 정균환 전 의원 등 당 중진 그룹이 공천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이 때문에 강 위원장이 공천위 내부에 입 단속을 주문하면서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군기 잡기'차원이라는 해석도 있다.
문제는 두 번째 이유다. 강 위원장은 전날 공천위의 의결 내용 일부를 최고위원회의가 보류시킨 데 대해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18대 총선 당시의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까지 거론하며 강 위원장을 성토했다고 한다. 최고위원회의가 내부 격론으로 지연되면서 오전 11시에 예정됐던 강 위원장 기자간담회까지 최소됐다. 강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3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공천 개혁에 관한 구상을 밝힐 예정이었다.
당내 일각에서는 강 위원장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사퇴하는 최악의 사태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백 의원은 "1일 공천위가 재개될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며 "아직까지 확정하지 못한 지역들은 모두 순연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강 위원장은 1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당 전체가 모두 겸손해야 한다"며 자중을 당부하는 취지의 발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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