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29일 3차 공천자 명단을 내놓았지만, 지도부가 나서서 불만을 쏟아낼 만큼 공천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공천이 확정된 여성 후보 5명과 함께 18곳의 경선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공천자 명단을 확정하기 위한 최고위원회의는 예정보다 3시간이나 길어질 만큼 진통을 겪었다.
당장 김진표 원내대표와 정동영ㆍ천정배 의원 등 전ㆍ현직 지도부가 이번에도 공천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체성 시비에 휘말린 김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내ㆍ외부 공천심사위원들 사이에 찬반이 엇갈리면서 아직까지 공천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김 원내대표의 공천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됐다. 상당수 외부 공천위원들은 "노선과 정체성이 분명치 않은 김 원내대표를 물갈이해야 개혁 공천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부패∙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을 공천하면서 단순히 노선이 중도라는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한다면 집권당이 될 수 있겠느냐"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정 의원과 천 의원의 경우 당 지도부가 이른바 '강남벨트'에 묶어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안팎의 사정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강남을의 경우 비례대표인 전현희 의원이 연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 의원과의 경선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확정된 임종석 사무총장과의 형평성 논란의 당사자인 최규식 의원에 대한 공천 역시 유보돼 논란을 빚었다.
1,2차 발표 때와 달리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공천심사위가 의결한 25곳 중 2곳의 심사 결과 발표가 보류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박지원 최고위원이 "구 민주계는 배제되고 친노인사들이 지나치게 배려됐다"고 비판하면서 격론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과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원안대로 공천에서 배제됐다. 반면 공천 탈락 가능성이 거론되던 정균환ㆍ심재권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송파병과 강동을은 최종 발표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박 최고위원은 27일 심야 비공개 지도부 회의에서 1,2차 공천자 발표 결과 측근인 안규백 의원과 이훈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이 경선도 거치지 못한 채 탈락하자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격렬히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현역의원 탈락자는 없었다. 다만 현역 의원 5명은 경선 대상에 포함됐다. 게다가 경선 지역 18곳 가운데 상당수 지역에 전직 의원들도 포함돼 여전히 개혁성ㆍ참신성을 찾아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서울 마포갑에서는 김진애 의원과 노웅래 전 의원이 맞붙으면서 전ㆍ현직 의원 간에 일전이 펼쳐지게 됐다. 경기 안산 상록을에서도 김영환 의원과 임종인 전 의원이 맞붙는다.
서울 용산에서는 박인환 전 국민일보 편집국장과 KBS 앵커 출신인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 간의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경기 용인을에서는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민기 경기도당 대변인이 경선을 치르게 된다. 서울 강동갑에서는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송기정 전 청와대 행정관, 황희석 전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법률특보 등이 대결한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강원 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 선거구의 경선 후보로 선정된 구인호 전 강원도의원의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구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의 사무처장을 지냈다는 점 때문에 정체성 논란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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